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내놓은 가칭‘안철수 재단’의 핵심 운영 원리는 수평적 나눔의 실천에 있다. 기존의 기부자와 수혜자라는 구분을 넘어 모두 친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연결고리로서 재단의 역할을 설정한 것이다. 그리고 향후 재단의 이러한 원칙을 지켜 나가기 위해 이사장으로 합류한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고문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재단은 우선 사업 방향을‘수혜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기부 문화 조성’으로 잡았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수혜자도 기부 문화 확산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할 별도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첨단 정보기술을 이용한 손쉬운 기부를 실현하는 것도 사업 방향의 하나다. 기부플랫폼을 만들어 편리하게 기부하고 기부자가 수혜자의 다양한 요구를 한눈에 파악해 선택적 기부가 가능하도록 웹사이트를 구축하기로 했다.
재단은 중점 추진 사업으로 ▦일자리 창출 기여 ▦교육 지원 ▦세대간 재능 기부 등을 선정했다. 우선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는 사회적 기업의 창업자들을 선발해 일정 기간 사무실 무상 임대 등 편의시설 제공을 하고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과 사회적 기업가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또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사람과 사회적 약자의 자녀 등을 대상으로 교육 지원 사업을 우선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 재단의 로드맵과 맥을 같이 할 이사진에서 가장 큰 역할은 맡은 인사는 시민사회운동 분야 1세대인 박 이사장이다. 이날 박 이사장이“제게 뭘 기대하느냐고 (안 원장에게) 물었더니 재단이 앞으로 잘못되거나 초심을 잃을 때 바로잡아 주면 된다고 해 수락했다”고 언급한 부분도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고성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와 김영 사이넥스 대표, 윤연수 카이스트 교수,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등 명망가보다 분야별 전문가들이 이사진에 선임된 것은 재단을 실무 위주로 꾸려나가겠다는 안 원장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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