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23ㆍ세레소 오사카)의 왼발이 벼랑 끝까지 내몰렸던 '홍명보호'를 구해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23세 이하)은 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담맘에서 열린 사우디 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의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A조 4차전에서 1-1로 비기며 조 선두를 지켰다. 승점 1점을 추가한 한국은 2승2무(승점 8)를 기록, 같은 날 카타르와 2-2로 비긴 조 2위 오만(2승1무1패ㆍ승점 7)과의 격차를 유지했다.
김보경은 종종 박지성과 비교된다. A대표팀에서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던 박지성처럼 김보경도 '홍명보호' 출범 이후 전술의 중심 축으로 활약했다. 왼발을 주로 사용한다는 점도 두 사람의 공통점. 김보경은 박지성이 태극 마크를 반납하자 '유력 후계자군'에 포함됐다.
김보경은 사우디전에서 왜 한국 축구의 간판 박지성과 자주 비교됐는지를 명확히 보여줬다.
박지성의 왼발은 한국 축구의 고비 때마다 빛을 발했다.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이 확정된 포르투갈과의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1-0) 결승전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행의 초석이 된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2-0) 쐐기골이 박지성의 왼발에서 나왔다.
김보경은 사우디전에서 박지성 못지않은 결정력을 뽐냈다. 한국 축구의 7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이 불투명해지기 직전, 김보경이 그림 같은 왼발 슛을 작렬하며 '먹구름'을 걷어냈다.
한국은 사우디를 만나 고전했다. 전반 35분 홍정호(제주)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때리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15분 오마르 쿠다리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 갔다. 패배할 경우 조 2위로 떨어질 위기에 몰렸고, 반격에 나섰지만 마음만 바빴을 뿐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
0-1로 뒤진 상태에서 전광판의 시계가 멈췄다. 패색이 짙은 상황, 김보경은 그림 같은 동점골로 '홍명보호'를 패배의 나락에서 구해냈다. 홍정호가 미드필드에서 길게 넘겨준 볼을 김현성(서울)이 머리로 떨궜고 김보경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넘어지며 왼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김보경은 "어려운 경기에서 승점 1점을 따내 기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 마지막 순간에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린 소감을 밝혔다.
7일 오후 귀국하는 올림픽 대표팀은 25일 오만과 런던 올림픽 최종 예선 5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승리할 경우 본선행이 확정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