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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의 詩로 여는 아침] 마드리갈 19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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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의 詩로 여는 아침] 마드리갈 1919년

입력
2012.02.0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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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데리고 가르시아 로르카

나는 너를 바라보았다, 네 두 눈을,

내 소년시절 마음씨도 고울 때,

네 손이 나한테 닿고

너는 내게 키스했지.

(시계들은 한결같은 리듬으로 가고

밤들은 똑같은 별들을 지니고 있고)

내 가슴은 스스로 열렸다

하늘 아래 꽃 한 송이처럼,

종잡을 수 없는 꽃잎,

나른한 수술,

(시계들은 한결같은 리듬으로 가고

밤들은 똑같은 별들을 지니고 있고)

옛날얘기 속의 왕자처럼

나는 내 방에서 울고 있었다

그 시합을 그만두고 떠난

거만한 그 숙녀 때문에.

(시계들은 한결같은 리듬으로 가고

밤들은 똑같은 별을 지니고 있고)

네가 모르기를 바라며

나는 네 곁에서 떠났다

네 손이 어떤지 나는 모른다

네 두 눈, 네 머리칼이 그렇듯이

내 이마에 남은 거란

키스의 나비뿐.

(시계들은 한결같은 리듬으로 가고

밤들은 똑같은 별들을 지니고 있고)

● 새해가 한 달이나 지났는데 별로 달라진 게 없어요. 원래 한국 사람들은 음력 설날부터 진짜 새해야. 그러니까 2월부터 제대로 하면 돼, 혼자서 우겨봅니다. 시계들은 한결같은 리듬으로 가고 밤들은 똑같은 별들을 지닙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새날과 새달을 만들고 사랑을 시작하고 또 사랑을 끝냅니다. 마음아, 네가 그리 되도록 시킨 거니, 이마에 남은 마지막 키스의 나비마저 날아가 버리도록? 한결 같은 리듬으로 1, 2월이 가고 수목금토일이 시작되듯이 소년시절이 다시 찾아왔으면, 종잡을 수 없이 피는 꽃잎처럼 가슴이 자꾸 열렸으면 좋겠어요. 내가 그리 되도록 해다오, 마음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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