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해 9월 아디다스 운동화를 구입했다. 그런데 두 달도 되지 않아 밑창이 다 닳아 없어졌다. A씨는 제품 하자가 분명하다고 보고 환불을 요구했으나, 해당 업체는 “이상이 없다”고 맞섰다. A씨는 “이게 신발이냐. 밑창을 지우개로 써도 되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이 7일 시중에서 판매되는 12개 워킹화(걷기용 운동화) 제품을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의 내구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의 유명 브랜드 운동화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은 소시모가 국가공인시험기관인 한국신발피혁연구소에 의뢰해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가격 10만원 이상인 8개 제품 중 밑창이 가장 빨리 닳는 것은 아디다스 에이스타 Salvation(16만9,000원)과 프로스펙스 W 파워(13만9,000원), 휠라 FIT(10만9,000원)였다. 이들 세 제품은 사포 등으로 밑창을 긁는 마모시험 500~1,000회 만에 밑창이 모두 닳아 없어졌다. 1만회 이상 견딘 제품은 르카프 S+조인트(10만9,000원)와 리복 이지톤 플러스(16만9,000원)뿐이었다.
특히 아디다스 제품은 발등을 감싸는 갑피, 중창(발바닥이 닿는 부위)과 밑창 등이 맞닿는 접착 부분이 가장 쉽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르카프는 갑피와 중창, 중창과 밑창, 프로스펙스는 중창과 밑창의 접착 부위가 취약했다. 윤 명 소시모 정책국장은 “가격이 비싸다고 품질도 좋은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사용 목적과 내구성을 고려해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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