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체육계의 대부' 김집 전 체육부 장관이 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1926년 경북 상주에서 출생한 고인은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뒤 대구 동산기독병원에서 소아과 의사로 활동했다. 57년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에 유학, 한국인 최초로 미 소아과 전문의 자격을 획득하기도 했다. 62년 귀국한 뒤에는 신생아 치료에 주로 쓰이는 어린이 교환수혈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성공하는 등 한국 소아의학 발전에 시금석을 놓았다.
경기중 재학 당시 아마추어 마라톤 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체육을 사랑했던 고인은 74년 경북체육회 이사로 체육계와 본격 인연을 맺었다. 이후 대한체육회(KOC) 부위원장(80년), 태릉선수촌장(86년)을 맡아 한국 체육 발전의 밑거름 역할을 했다.
특히 86년 서울 아시안게임, 88년 서울올림픽 한국선수단장을 잇따라 맡아 한국 체육을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탰다.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단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열흘에 걸쳐 국가대표 선수 전원을 자택으로 초대해 식사 대접을 한 일화는 유명하다.
89년 체육부 장관에 임명된 뒤에는 서울올림픽 수익금 3,500억원을 국민체육기금에 편입하는 등 생활체육 보급 지원에 앞장섰다. 국제스포츠의학회 이사이기도 했던 고인은 당시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스포츠 의학 개념을 국내에 소개하는 데도 주력했다. 91년 체육부 장관직에서 물러나 한국청소년연맹 총재로 일했고, 제11ㆍ12대 국회의원(전국구)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인덕(86)씨와 아들 김영근(김영근소아과 원장) 딸 강주ㆍ창주씨 등 1남2녀와 사위 조재석(재미)ㆍ오병희(서울대병원 내과 교수)씨가 있다. 빈소는 경북대병원, 발인은 7일 오전 8시. (053)200-6141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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