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일본 오키나와((沖繩) 주일 미군 후텐마(普天間) 기지 현상유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일본측에 전달했다고 교도통신이 5일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가 지난달 말 제주도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당국 고위관계자 협의에서 오키나와의 반발로 교착상태에 빠진 후텐마 기지 이전과 관련해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의 조기타개가 곤란한만큼 현상 유지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일본측 참석자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후텐마 기지 이전이 어려워 현재 기지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뜻이어서 오키나와 밖으로 이전을 요구하는 오키나와의 충돌이 예상된다. 미국의 이런 입장 표명은 후텐마 이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일본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후텐마 기지를 헤노코(邊野古)로 이전하기 위해 오키나와에 대한 설득에 총력을 기울여왔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오키나와 지자체와 주민들은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밖으로 옮기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오키나와 주민 설득에 실패하고 대체 이전지를 찾지 못하면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는 현재 상태에서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후텐마 기지 보수 공사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과 일본은 2006년 합의했던 ‘주일 미군 재편 로드맵’을 수정해 오키나와 주둔 미 혀병대의 괌 이전과 후텐마 기지 이전을 분리해 해병대의 괌 이전을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또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 8,000명과 가족을 괌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던 계획을 4,700명만 옮기는 것으로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나머지 3,300명은 호주와 필리핀 등 해외에 있는 미 기지에 순환근무 하는 식으로 파견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는 1만명 규모가 된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