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의 독주체제가 굳어졌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4일(현지시간)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 5차 경선에서 세번째 승리를 낚았다. 이날 네바다 주에서 열린 서부지역 첫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롬니는 40%가 넘는 득표율로 손쉽게 1위에 올랐다. 그와 종교가 같은 모르몬 교도들이 4년 전처럼 그의 압승을 견인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약 30%의 지지를 얻어 2위를 차지했고 론 폴 하원의원이 뒤를 이었다. 4위를 차지한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이날의 최대 패자가 됐다. 그러나 이탈자가 없어 4자 경선 구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롬니는 플로리다에 이어 네바다에서 2연승한 여세를 몰아 3월 6일 슈퍼화요일 이전까지 7개주에서 바람몰이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는 “롬니에게 네바다의 승리는 당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공세를 취할 중요한 계기”라고 분석했다. 확산되는 롬니의 대세론 앞에 깅리치의 후원자로 유명한 미 카지노 황제 셸던 애덜슨조차 무릎을 꿇었다. 그는 이날 라스베이거스에서 “공화당이 롬니를 당 후보로 지명하면 보다 관대한 지지를 보내겠다”고 밝혔다. 친 깅리치 슈퍼정치행동위원회(슈퍼팩)에 지금까지 1,000만달러 이상을 퍼부은 그의 입장 변화는 깅리치에게 최대 타격이 될 수 있다. 조직력이 취약한 깅리치는 이미 60만달러의 빚을 질만큼 자금력마저 고갈돼 있다.
이날 깅리치가 잔인한 2월 경선을 포기할 것이란 소문이 돌아, 이를 부인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다. 그러나 깅리치는 “3월을 지켜 보라”며 슈퍼화요일이 자신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 때 깅리치가 보수 성향이 강한 조지아, 오하이오, 테네시, 버지니아 등에서 선전할 경우 공화당 경선은 4월 이후까지 진행될 공산이 높다. 롬니의 네바다 경선 지지율이 플로리다(46.4%)보다 낮은 데서 알 수 있듯, 보수진영은 아직 그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과거 슈퍼 화요일에 절반 가까운 주에서 경선이 열렸지만 이번에는 10주에 불과해, 그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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