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적의 한인 3명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남북 간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조문 방북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당시 일부 인사들 외엔 민간 차원의 조문을 불허했던 정부는 이들의 방북이 미칠 파장을 우려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과 박상권 평화자동차 대표이사, 주동문 워싱턴타임즈 회장 등 3명은 지난해 12월 24일 경의선 쪽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을 거쳐 평양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이 사망한지 일주일 뒤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행의 조문 방북보다 이틀이나 앞섰다.
정부는 당시 김 위원장 조문과 관련해 김 전 대통령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별세 당시 북측이 조문단을 보낸 데 대한 답례 차원에서 이 여사와 현 회장 등의 방북은 허용했다. 하지만 국내 민간 차원의 방북은 "조문에 따른 남남갈등 우려"를 이유로 불허했다.
정부는 이들의 조문 방북이 국내 민간 차원의 방북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들 3명은 모두 미국 국적자라서 중국을 통해서라도 북한을 방문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육로를 통해 방북 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문 회장 등의 방북 사실이 북한 매체에 보도됐을 때 방북 경로는 MDL 통과가 아닌 중국을 통해 들어간 것으로 인식됐었다. 당시 통일부 주요 당국자들이 "북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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