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 규제는 나꼼수를 막으려는 꼼수다"
인터넷 방송과 무료메시지서비스 카카오톡(이하 카톡)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규제 움직임에 네티즌들이 발끈하고 있다. 카톡 유료화와 팟캐스트 검열을 위한 초석 다지기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과 트위터에서는 "나꼼수 손바닥tv까지 최근 인터넷 방송들이 인기를 누리니까 방통위가 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메신저까지 규제할 정도면 70, 80년대 독재나 다름없다""정보통신(IT) 규제를 없애도 모자랄 판에 왜 규제를 늘리는지 모르겠다"는 등 비판 일색이다.
네티즌들이 이처럼 들끓게 된 것은 2일 열린 '2011 방송통신 산업전망 콘퍼런스'에 참석한 방통위 관계자들이 인터넷 동영상서비스와 카톡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 마련과 모니터링 강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방통위 관계자는 "이탈리아나 캐나다에서는 인터넷 동영상에 대해 방송에 준하는 규제적용 요구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뜩이나 지난해 말 정부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용 심의 및 규제강화에 뿔이 난 네티즌들이 이를 온라인 검열 추가확대 행보로 보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특히 가입자가 3,000만명이 넘는 카톡에 대해 시장지배력 수준을 측정, 독과점 여부를 평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트위터리언 윤철한 씨는"방통위가 소비자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이동통신사 밥그릇만 챙겨주려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카톡 무료메시지서비스로 이통사의 문자메시지 매출이 현저히 줄어든 상황에서 카톡이 이 평가를 통해 독과점 사업자로 지정되면 시장점유율에 제한을 받게 된다. 일부 네티즌은 "이통사의 문자메시지와 동일한 범주로 규제를 받으면 카톡도 유료화가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방통위는 논란이 일자 원론적 입장일 뿐이라고 한발 물러선 자세다. 방통위 관계자는 "인터넷 방송 역시 단순히 인터넷 상의 정보라고 보기엔 파급력이 커졌으며 카톡도 문자 메시지 역할을 대체하는 수준으로 영향력이 커져 새로운 기준이 필요한지 검토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는 "방통위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네티즌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현정부가 인터넷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규제를 강화해왔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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