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꼼수다(나꼼수)' 멤버에게 나꼼수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공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비키니 시위' 논란에 대해 나꼼수가 침묵을 지키면서 이를 "나꼼수도 영향력 큰 매체인 만큼 해명하라"며 비판하는 측과 "나꼼수는 팟캐스트 방송인데 공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옹호하는 측 사이의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나꼼수의 침묵을 옹호하는 주요 논리는 "나꼼수는 원래 B급이고 야유와 조롱이 무기다. 이를 문제 삼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것이다. 문화평론가 김갑수씨는 2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번'비키니 시위' 논란은 웃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달려드는 꼴"이라며 "나꼼수는 원래 비주류고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찾아 듣는 팟캐스트 방송인 만큼 공적 책임을 묻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이에 대해 "만약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여성이고 남성 지지자가 누드 사진을 올려 응원했어도 나꼼수의 맥락상 자연스러웠을 것"이라며 공감을 표했다. 정 전 의원의 전담 사진작가 최영민(37)씨는 이날 "비키니 정도로 여성성을 논하는 시대의 유치함을 조롱한다"며 자신의 누드 사진을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팟캐스트 방송 역시 공개적 매체이기 때문에 사회적 비판에 답하고 자기반성을 하는 게 상식'이라는 반박도 있다. 문화비평가인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멤버들 스스로 나꼼수를 '대안언론'이라고 칭했고 언론노조로부터 민주언론상까지 받은 만큼 공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권력 비판이 나꼼수의 가치라면 자신들에 대한 비판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은경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나꼼수의 정치적 역할에 기대를 걸었던 만큼 이번 침묵이 더욱 실망스럽다"며 "성적 대상이 아닌 정치적 동지인 여성 팬들과 함께 가고 싶다면 '오버했다', '미안하다' 정도의 입장이라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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