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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내 귀에만 삐~이, 윙~윙 소리 남모르는 고통 이명, 무관심이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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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내 귀에만 삐~이, 윙~윙 소리 남모르는 고통 이명, 무관심이 약

입력
2012.02.0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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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인후과나 한의원에는 겨울이 되면 이명(耳鳴)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이 찾아온다. 다른 사람들은 안 들린다는데, 자신에게만 특정 소리가 계속 들리는 것이다. 답답할 노릇이다. 한번 들리기 시작하면 쉽사리 없어지지도 않는다.

사실 겨울에 이명이 심해진다는 의학적인 근거는 없다. 다만 추위 때문에 활동량이 줄고 실내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면 조용한 곳에 있는 시간이 늘어 다른 계절보다 증상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명을 없애는데 가장 중요한 건 의사도 약도 아니다. 바로 스스로의 마음가짐이다.

누구나 한번쯤 겪는 증상

이명은 외부에는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귓속에서는 끼이익 하는 금속 소리나 윙윙, 쏴아 하는 바람 소리, 삐이 하는 주파수음 같은 소리가 나는 증상이다. 건강한 사람도 약 95% 이상 일생 동안 한번쯤은 이명을 경험한다. 이명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인 사람은 전체 인구의 17% 가량이다. 이 중 5% 정도가 병원을 찾을 만큼 증상이 심하다.

이명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필요 없는 소리가 실제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나지 않는 소리를 나는 것처럼 여기기도 한다. 귀를 비롯한 청각기관이나 그 주변 조직에 이상이 생기면 불필요한 소리가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이소골(귀 속에서 고막이 받은 진동을 증폭하는 기능을 하는 3개의 작은 뼈)이나 이관(귀 안팎의 압력이 같게 조절하는 귀와 코 연결 통로)을 움직이는 미세한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거나, 턱 관절 또는 귀 주위 혈관에 질병이 생기거나, 귓속에 물이 차 있으면 이명을 느낄 수 있다.

귓속 달팽이관 안에 있는 청각세포(유모세포)가 손상되면 실제로는 소리가 나지 않았는데 뇌가 소리가 난 것처럼 잘못 인지하게 된다. 유모세포는 귓속으로 들어오는 소리 정보를 감지해 청각세포를 자극하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외부의 심한 소음에 계속 시달리거나 귀에 좋지 않은 특정 약물을 오래 복용하면 유모세포가 손상된다. 유모세포는 노화나 중이염 같은 귓병도 유모세포를 망가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손상된 유모세포는 귓속으로 소리 정보가 들어가지 않아도 제멋대로 청각세포를 자극해버린다.

고치겠다 벼를수록 점점 심해져

이명 치료는 보통 약으로 귓속 미세혈관의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귓속의 이상 기능을 제대로 회복시켜주면서 아예 약한 소음을 일부러 발생시켜 이명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손은진 교수는 "장기간 체계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환자의 80% 이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환자 본인이 이명에 아예 관심을 끊는 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적잖은 환자들이 이명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고 과도한 불안감, 괴로움, 불편함을 호소한다. 하지만 너무 관심을 갖고 꼭 고쳐야겠다고 벼를수록 이명 증상은 되레 점점 심해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전영명 소리이비인후과 원장은 "우리 뇌에는 관심을 안 두고 불필요한 소리라고 여기면 들리지 않도록 막아주는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나는 여러 소리 중 특히 듣고 싶은 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심장이나 위장 등 내장기관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소리들을 굳이 듣지 않아도 되는 것도 바로 이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뇌의 이 같은 기능을 활성화시켜야 궁극적으로 이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대보름 부럼 귀 건강에 좋아

은행잎추출물이나 마늘, 비타민B가 들어 있는 나물, 호두나 땅콩 같은 견과류 등이 이명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 식품이 귀와 뇌의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청각기능을 안정화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견과류에 풍부한 아연은 청신경의 활동을 도와준다. 귓속 달팽이관에는 인체 기관 중 가장 높은 농도의 아연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만큼 귀 건강에 아연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들 식품이 이명을 없애는 궁극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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