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한 축인 무역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새해 벽두부터 수출이 줄고 무역이 적자를 보이는 등 불안한 출발을 보이면서 실물 경제가 본격적인 침체국면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1월 수출입 통계에서 19억5,7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 2010년 1월 적자 이후 이어진 24개월간의'흑자 랠리'를 마감하고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달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수출은 415억3,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감소했다. 수출 감소는 2009년10월 이후 27개월만이다. 반면 수입은 434억9,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6%가 늘어났다.
정부는 1월 무역수지 적자 전환의 주요인으로 ▦지난해 말 밀어내기 수출에 따른 1월 수출물량 감소 ▦긴 설 연휴로 인한 조업단축 ▦고유가로 인한 원유 도입비용 증가 등을 꼽았다.
한진현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2~3월까지 묶어서 봐야 정상적 해석을 할 수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1월 수출입 실적을 들여다 보면 단순히 시기상의 요인이라고 보기 힘들다. 유럽 재정위기 직격탄을 맞았다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 1∼20일 수출 대상국별 실적에서 대 유럽연합(EU)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44.8% 감소했다. 반면 ▦일본(37.2%) ▦미국(23.3%) ▦아세안(22.3%) ▦중국(7.3%)으로의 수출 증가세는 뚜렷하다.
때문에 올 한국무역이 지난해와 달리 순탄치 않은 길을 걷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지난해 4%대 이상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소비자물가는 새해 들어 3%대로 상승률이 다소 낮아졌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는 3.4%(전년동월 대비) 상승해 작년 1월(3.4%)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물가가 4% 아래로 내려온 건, 작년 10월(3.6%) 이후 3달 만이다. 정부는 가공식품ㆍ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외식비, 신선식품 물가 등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체감물가 부담과 향후 물가여건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이 작년 11월 0.1%, 12월 0.4%, 올해 1월 0.5% 등으로 상승폭을 계속 키우고 있고 도시가스(9.7%), 지역난방비(11.2%) 등 월동비용과 집세(5%) 등이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올해 물가 향방을 좌우할 국제유가와 유럽 재정위기가 계속 불확실한데다 서울시의 버스ㆍ지하철 요금 인상 예고 등 각종 공공요금의 도미노 인상 조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중동 정세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이 물가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여기에 무역적자가 계속될 경우 실물경기가 급격히 나빠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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