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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킹즈 4년 만에 미니앨범 'A Decade' 발매/ "10년의 탄탄한 호흡…10년후의 열정까지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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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킹즈 4년 만에 미니앨범 'A Decade' 발매/ "10년의 탄탄한 호흡…10년후의 열정까지 담았죠"

입력
2012.02.0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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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킹즈가 벌써 10년이 됐습니다. 음악적으로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서로 양보하면서 지내다 보니 타인의 스타일도 내 것과 접목시키게 되고 우리의 음악도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이젠 눈만 봐도 아는 형제 같은 사이죠."(바비킴)

힙합 그룹 부가킹즈(바비킴, 간디, 주비 트레인)가 4년 만에 내놓은 새 앨범의 제목은 'A Decade(10년)'이다. 2001년 11월 데뷔 앨범 'Bugalicious'를 발표한 뒤 세 명이 함께한 세월이 새 앨범에 오롯이 담겼다. 지난해 먼저 공개한 '넘버원'을 포함해 총 7곡을 수록했다. 힙합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정통 힙합, 일렉트로닉 디스코 힙합, 재즈 힙합, 복고 펑크 힙합 등의 하위 장르를 아우른다. 도시의 분주한 삶을 담은 '여섯시 반', 일상의 스트레스를 씻어내는 애주가(愛酒歌) '술리건', 세 멤버의 위트 넘치는 사랑 표현이 인상적인 '넘버원' 등을 통해 부가킹즈는 동시대 사람들과 소탈하게 대화를 나눈다.

16곡을 수록해 종합 선물세트 같았던 3집에 비해 이번 앨범의 메뉴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오랜만의 앨범치고 너무 적지 않냐는 질문에 팀의 맏형 바비킴은 "10곡 넘게 넣을 수도 있었지만 특색 있고 단단한 곡들만 추리다 보니 7곡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래서 4집이라는 표현 대신 '미니앨범'이라고 부른다.

이번 앨범은 바비킴의 '병상투혼' 끝에 완성됐다. 바비킴은 지난해 4월 두 곡을 완성한 상태에서 추락 사고를 당해 한 달간 병원 신세를 졌다. 간디와 주비는 병원을 오가며 곡 작업을 이어갔다. "우리가 보낸 10년의 호흡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바비킴의 말처럼 세 멤버의 탄탄한 팀워크는 이 앨범의 보이지 않는 주제다.

중견 힙합 그룹으로 대중과 평단을 고루 만족시키는 위치에 올랐지만, 세 멤버에게 지난 10년은 녹록지 않았다. 2004년 바비킴의 솔로 1집에 수록된 '고래의 꿈'이 히트하기 전까지 부가킹즈는 데뷔 앨범의 상업적 실패로 한동안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생활을 했고, 막내 주비의 군입대로 팀 해체 위기를 겪기도 했다. 주비는 "데뷔 초엔 방 2개짜리 반지하 월세에 살며 1,000원짜리 하나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지만 그 시절만의 재미가 있어서 힘들다고 생각하진 않았다"고 회고했다.

데뷔 초 부가킹즈는 솔, 레게의 색채가 짙어 '바비킴의 부가킹즈'에 가까웠다. 그러나 10년의 화학작용 끝에 훨씬 균질하고 유연하며 단단한 유기체가 됐다. 바비킴은 "이제 바비킴의 부가킹즈가 아니라 세 사람의 부가킹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널리 얼굴을 알린 바비킴이 부가킹즈보다 더 주목을 받는 건 사실이지만, 주비와 간디는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바비킴의 인기 덕에 부가킹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바비킴은 CF에도 출연했는데, 주비는 "그 수입까지도 함께 나누기 때문에 우리가 10년 넘게 함께할 수 있는 것"이라며 웃었다.

수많은 신인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가요계에서 부가킹즈는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며 음악인으로서 고민도 적지 않을 터. 세 멤버는 한결같이 '열정'에 대해 얘기했다. "10년 전에 고민했던 것처럼 10년, 20년 후에도 젊은 열정을 유지할 수 있으면 합니다. 여든 살 넘어 노래하는 재즈 가수 토니 베넷처럼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계속 힙합을 하고 싶습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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