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일대의 탈모전문병원과 탈모클리닉 등이 때아닌 중국인 특수를 누렸다. 중국의 춘절(설 이후 일주일간의 연휴) 기간 동안 중국의 '의료관광객'들이 대거 방한했는데 보통 성형외과 뿐 아니라 탈모전문병원까지 문전성시를 이룬 것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의 탈모전문병원들에는 이 기간 동안 평소보다 3~4배에 이르는 중국인들이 탈모치료관광을 위해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한국의 의료진들이 손 기술이 좋다는 소문이 돌면서 중국인 성형의료관광객이 3~4년 전부터 크게 늘었는데 이제 그 파급효과가 탈모치료관광으로까지 번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탈모전문 이문원한의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더니, 춘절 기간 동안 4배 가까이 환자가 증가했다고 한다. 이 한의원은 작년부터 중국인 환자들을 위해 중국어가 가능한 코디네이터 2명을 상주시켜 직접 면담과 온라인, 유선 상담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홈페이지도 중국어 버전으로 볼 수 있게 꾸며놓았다. 중국인 환자들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철저한 준비를 해왔던 것. 춘절로 대거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을 상대로 그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압구정에 있는 차앤박피부과 모발클리닉도 작년 중국인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홈페이지를 중국어로 볼 수 있게 구축해 온라인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클리닉 관계자도 "중국인 환자들은 입소문을 중요하게 여기는 특징이 있다"며 "이번 춘절 기간에도 모발치료로 큰 효과를 본 친구를 따라온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은 탈모 치료뿐만 아니라 관련 제품까지 싹쓸이해가는 통 큰 구매력도 가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 탈모치료가 꾸준한 관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병원이나 클리닉에서 추천하는 제품을 다량 구매해 고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은련카드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업계가 중국인 관광객들의 의료관광을 '블루오션'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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