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물'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잠재 성장 가능성이 높은 수(水) 처리 사업에 세탁기와 냉장고, 정수기 등 물과 연관된 백색가전에서 확보한 노하우를 접목,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복안에서다. LG전자는 가전과 휴대폰 일색에서 탈피, 장차 미래 물과 전기자동차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31일 LG전자에 따르면 일본 히타치플랜트테크놀로지(이하 히타치)와 손잡고 수 처리 사업 합작법인 '엘지-히타치 워터 솔루션'을 2월1일 공식 출범시킨다. 합작법인은 LG전자가 51%, 히타치가 49%의 지분으로 설립되며 ▦최고경영자(CEO)는 LG전자 경영지원부문장인 이영하 사장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카와이 히데나오 히타치 집행위원이 맡는다. 이 업체는 앞으로 ▦공공 상·하수처리 및 재이용 ▦산업용수 공급 ▦산업 폐수 처리 및 재이용 관련 설비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오래 전부터 가전제품조의 연장선상에서 물사업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유럽은 수돗물에 석회성분이 많은데 이 물을 써야 하는 현지형 세탁기를 만들다 보니 물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게 됐다"면서 "정수기를 만들 때도 인체에 필요한 미네랄 성분은 포함하고 유해한 물질은 걸러내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상당한 정도의 물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영하 엘지-히타치 워터 솔루션 대표 역시 "물을 걸러주는 얇은 필터인 '멤브레인'을 만드는 핵심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수 처리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 처리 시장 규모가 해마다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LG전자가 물 사업에 뛰어든 직접적인 이유.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3억 달러였던 세계 수 처리 시장은 매년 15%씩 성장, 2015년에는 1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유엔도 2025년이면 지구촌 전체 인구의 절반인 27억명이 담수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할 만큼, 수 처리 시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물 시장을 잡기 위해 총 5,000억원을 투자, 2020년까지 매출 7조원 달성과 함께 이 분야 '글로벌 톱10'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국내 수 처리 전문 업체인 하이엔텍(옛 대우엔텍)도 인수했다.
이영하 대표는 "LG전자의 수 처리 여과막(멤브레인) 핵심기술 및 글로벌 영업망과 히타치의 검증된 사업 노하우를 결합해 전 세계 수 처리 시장에서 선두업체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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