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막내인 광주FC가 올 시즌을 앞두고 단단히 뿔이 났다. 다른 팀들이 상주 상무를 제외한 2013년 강등권 1순위로 광주를 지목했기 때문. 지난 24일부터 중국 쿤밍에서 훈련하고 있는 최만희(56) 광주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꼴찌를 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갖가지 나물에 달걀을 올리고 고추장, 참기름을 넣어 비비면 맛있는 비빔밥이 된다. 광주도 빼어난 선수는 없지만 조화를 잘 이뤄 매운맛을 보여줄 것"이라며 '비빔밥 축구'를 예고했다.
32년 지도자 생활 최하위는 먼 얘기
1980년 풍생고에서 지휘봉을 잡은 뒤 최 감독은 33년째 현역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32년간 팀을 이끌면서 신생팀의 명조련사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신생팀 풍생고를 명문으로 끌어올려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그는 "풍생고부터 시작해 전북, 광주 등에서도 신생팀 지도자로 선택 받았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팀을 잘 꾸려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94년 전북 현대가 창단할 당시 차경복 초대 감독을 보좌했던 최 감독은 96년부터 전북을 6년간 지휘했다. 최 감독의 카리스마로 인해 전북은 첫 해 아디다스컵 4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고, 2000년에는 FA컵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전북과 광주를 처음 맡았을 때 주위에서 우려가 많았지만 잘 이겨냈다. 이번에도 다른 팀들이 우리를 강등 후보로 꼽고 있지만 걱정 안 한다"며 "3월4일 개막전 경기부터 광주 축구의 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열정'에서 '숙성'이 된 키워드
지난해 처음으로 K리그에 참가했던 광주는 시ㆍ도민 구단 신생팀 중 최고 성적을 거뒀다. 9승8무13패(승점35)로 리그 11위를 마크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 승점 35점을 따냈는데 이번에는 승점 45점을 목표로 한다. 45점을 하면 8강도 가능할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상대의 견제가 강하게 들어오겠지만 우리 선수들이 실력이 향상된 만큼 패기 있는 축구로 승부를 걸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2011년 광주 축구의 키워드는 '열정'. 사령탑부터 열정이 넘친다. 최 감독은 지금도 새벽 러닝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선수들은 "러닝을 언제까지 하실 건지", "나이도 있는데 러닝을 좀 줄이는 게 어떨지"라며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열정의 모범'이 되는 최 감독은 올해의 키워드를 '숙성'으로 정했다. 그는 "광주는 K리그에서 가장 젊은 팀이라 항상 생기가 넘친다. 다양한 경력의 선수들이 모였기 때문에 열정만큼은 16개 구단 중 최고"라며 "올해는 열정을 바탕으로 오래된 장맛처럼 숙성된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쿤밍=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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