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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문턱을 낮추자/ (하) 서민금융, 자립을 도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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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문턱을 낮추자/ (하) 서민금융, 자립을 도와라

입력
2012.01.3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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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광주의 수산물 가게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김모(36ㆍ여)씨 부부는 지난해 4월 창업을 결심했다. 그러나 은행 문턱은 높아 번번이 대출을 거절당했다. 그러던 중 저소득ㆍ저신용층에게 담보 없이 창업자금을 빌려주는 '미소(美少)금융'을 알게 됐다. 곧바로 집 근처 우리은행 미소금융재단 지점을 찾아 창업자금 대출을 신청했다. 열흘도 안 돼 3,000만원이 입금됐다. 김씨 부부는 모아둔 돈을 보태 같은 해 5월 광주 학동 남광주시장에 수산물 가게를 차렸다. 창업 두 달 만에 월 매출이 5,000만원으로 커졌다. 순이익도 400만원에 달해 대출금 원금도 갚아나갈 수 있게 됐다. 김씨는 "초등학생 아들의 축구부 활동을 계속 뒷바라지할 수 있게 된 것도 미소금융 지원 덕"이라며 웃었다.

싸게 빌려주고

은행권의 서민대상 소액대출이 지난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저소득ㆍ저신용자 대상 무담보 소액신용대출 미소금융이 대표적이다. 미소금융중앙재단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지원된 돈만 약 3,348억원으로 2010년 대출금(796억원)의 4배를 훌쩍 넘는다. 2009년 말 출범 때부터 따지면 총 수혜자는 8만5,000명, 지원액은 4,900억원에 달한다. 미소금융은 신용도가 낮거나 소득이 적어 제도권 대출이 어려운 계층에 창업ㆍ운영 자금을 연 금리 2~4.5%로 지원한다. 국민ㆍ기업ㆍ신한ㆍ우리ㆍ하나 등 5개 은행 재단과 중앙재단, 롯데ㆍ삼성ㆍ포스코ㆍ현대차ㆍLGㆍSK 등 6개 기업 재단이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7~10등급이거나 기초생활보장수급자ㆍ차상위계층이 지원 대상이다.

'새희망홀씨' 대출실적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들은 작년 15만6,654명에 1조3,655억원을 지원, 애초 목표액을 16.9%나 초과했다. 2010년 11월 만들어진 새희망홀씨 대출은 은행들이 영업이익의 일부를 떼어내 서민 신용대출 재원으로 활용하는 제도다. 연 소득 4,000만원 이하의 신용등급 5~10등급자와 연 소득 3,000만원 이하인 사람이 대상이다. 금리는 10~14% 정도다. 다른 서민대출보다 대상 범위가 넓은 데다 16개 은행이 취급하고 있어 접근이 쉽다는 게 장점이다.

은행들은 올해 서민들에게 문턱을 더 낮출 계획이다. 먼저 미소금융의 지원 대상을 확대해 신용등급이 6등급 이상이어도 고정 소득이 적으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내년 말까지 전국 전통시장에 900여개 미소금융 지원 채널을 구축, 대출 창구도 넓히기로 했다. 미소금융중앙재단 관계자는 "작년 연말 불거진 불법대출 비리사건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미소금융 사업이 더 투명해질 수 있도록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감독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새희망홀씨는 지원 규모가 커진다. 올해 은행권은 목표액을 작년 1조2,000억원에서 3,000억원 상향된 1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그러나 한 은행 임원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어느 정도 이상의 연체율을 예상하면서 하는 사업이지만 돌려받지 못할 돈을 빌려줄 순 없는 노릇이어서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목돈 마련 지원까지

은행들은 대출뿐 아니라 서민들의 목돈 마련을 돕기 위한 고금리 예적금 상품도 마련했다.

국민은행은 1년 만기에 최고 연 7% 이자를 주는 'KB행복만들기적금'을 11월 말 내놨다. 기초생활수급자와 결혼이주여성, 소년소녀가장, 북한이탈주민 등이 대상이다. 가입한 지 6개월이 지나면 중도 해지해도 연 4% 이자를 준다.

신한은행의 '신한 새희망 적금'(3년 만기)은 기초생활수급자와 근로장려금 수혜자, 근로소득 연 1,200만원 이하 근로자 등이 대상이다. 기본 이율은 4.5%지만 자동이체 등록을 하면 1.5%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6%의 금리를 제공한다.

가장 최근 출시된 기업은행의 '신(新)서민섬김통장'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소년소녀가장이 3년만기 적금에 가입하면 500만원까지 기본이율 연 4.2%에 4%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얹어 연 8.2%의 이자를 준다. 또 인터넷뱅킹과 기업은행 자동화기기(ATM) 이용 수수료도 면제해준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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