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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하층 노동자들 "부당대우 이젠 안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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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하층 노동자들 "부당대우 이젠 안 참아"

입력
2012.01.2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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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주차요원으로 일하는 후고 엔리케 베라는 얼마 전 한 부유층 고객에게 흠씬 두들겨 맞았다. 구타를 당하던 상황이 감시 카메라에 고스란히 기록됐는데도, 폭행을 가한 미구엘 사칼은 고객으로서 권위를 세우기 위해 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베라는 자신이 당한 일을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올렸다.

저임금과 부당 대우에 숨죽이던 중남미 하층 노동자들이 권리 찾기에 나섰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가 28일 보도했다.

세계에서 빈부 격차가 가장 큰 중남미에서는 그 동안 경제적 차이에 따른 차별이 당연시돼왔다. 아파트에도 가정부, 보모 등이 타는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을 정도다. 식민지 시대를 연상케 하는 학대 사건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피해자 대부분이 일자리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쉬쉬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베라가 동영상을 올린 뒤 가해자의 사과를 이끌어 냈듯 하층 노동자들이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 시작했다. 인류학자인 라울 빌라밀 우리아르테 교수는 "하층 노동자들이 사회적 차별을 더 이상 당연시하지 않는다"며 "베라처럼 계급 차별의 희생자들이 스스로 차별에서 벗어나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CSM은 이런 변화가 최근 10여년간 계속된 경제 성장으로 중산층이 크게 늘어난 것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중남미지역에서 지난 15년간 새로 생겨난 중산층은 5,600만명에 이르는데, 이들이 노동자 권리 찾기의 지지층이 되고 있다.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도 하층 노동자가 권리 찾기에 나서도록 하는 에너지가 되고 있다.

두 자녀의 교육을 위해 칠레 산티아고의 부촌 라스콘데스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필라 몬테스도 "부당 대우를 받으면 즉시 문을 박차고 나갈 것"이라며 "아이들은 신분 상승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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