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스타 플레이어들이 시즌 최고 잔칫날을 맞아 팬들에 화끈한 서비스를 펼쳤다.
2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12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피 마르는 승부의 짐을 내려 놓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숨겨진 끼를 마음껏 발산하는 무대였다. 코트 안팎에서 쉼 없이 펼쳐진 화려한 쇼는 관중석을 채운 9,247명의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올스타전에서는 KT와 LG, 오리온스, 동부, 모비스가 연합한 드림팀이 삼성·SK·KCC·전자랜드·KGC 인삼공사가 한데 묶인 매직팀을 143-119로 물리쳤다. 문태영(LG)은 24점에 10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보태며 MVP에 뽑혔다. 공식 MVP는 문태영이었지만 이날 올스타전은 무수한 '비공식 MVP'를 배출했다.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국내 선수 1위를 차지한 김현민(KT)은 숨겨놨던 스타 기질을 마음껏 발산하며 단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현민은 19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본 농구 만화 '슬램 덩크'의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재치 넘치는 '덩크 쇼'로 김선형(SK)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스타전의 뒷풀이 행사 격인'슈퍼스타 KBL' 무대에서 김현민의 진가는 다시 한번 빛났다. 1970년대 풍의 디스코 패션으로 두 명의 여성 댄서와 함께 무대에 선 김현민은 혼신을 다한 춤과 노래로 팬들에 다시 한번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았다.
올 시즌 프로농구가 배출한 최고 히트 상품으로 평가되는 김선형은 비록 무관에 그쳤지만 쉼 없이 진행된 이벤트에서 거듭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선형은 스피드 슛 콘테스트를 시작으로 1대 1, 덩크 슛 콘테스트까지 출전하며 쉴 틈이 없었다. 관심을 집중시켰던 전태풍(KCC)과의 1대 1 1라운드에서 현란한 드리블과 정확한 턴어라운드 슈팅을 앞세워 3-0의 완승을 거둔 김선형은 최진수(오리온스)를 꺾은 오세근(인삼공사)과 결승에서 격돌했지만 높이와 파워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2위에 머물렀다.
덩크 슛 콘테스트에서는 187cm의 작은 신장에도 불구, 고무공 같은 탄력으로 잇달아 볼을 림에 꽂아 넣었고 애교 넘친 춤 솜씨를 선보이는 팬 서비스까지 펼쳤다. 연출력에서 한 수 위였던 김현민에 밀려 2위에 그쳤지만 김선형의 폭발적인 점프력은 올스타전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였다.
부산 KT의 외국인 센터 찰스 로드(203cm)는 '비운의 덩크왕'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로드는 1라운드에서 심사위원 5명에게 모두 10점 만점을 받는 등 화려한 덩크 쇼를 펼치며 덩크 슛 콘테스트 외국인 선수 1위에 올랐지만 소속 팀이 이날 외국인 선수 교체 가승인을 신청, 조만간 귀국 보따리를 쌀 처지에 몰렸다. KT는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에서 활약한 제리드 페리머스(211cm)를 대체 선수로 선발할 방침이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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