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부실대출 사례 중 최대금액으로 꼽히는 에이스저축은행의 고양터미널 사업 불법대출금 7,200억원 가운데 2,200억원 가량이 증발돼 검찰이 사용처 추적에 나섰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종합터미널고양 대표 이황희(구속기소)씨에게 7,200억원대 불법대출을 해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이 은행 윤영규(63) 대표, 전무 최모(53)씨 등 관련자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대출금 7,200억원 중 터미널 사업과 대출 이자에 사용된 금액은 4,670억원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2,530억원 중 320억여원은 여성 연예인에 대한 스폰서 비용, 미국 부동산 매입 대금, 유명 나이트클럽 운영자금 등 이씨가 사적 용도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단은 사용처가 확인 안 된 2,200여억원 가운데 상당액은 이씨가 숨겨둔 자금일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로비 의혹이 확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합수단은 이날 이씨로부터 에이스저축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무마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이자극(수감중) 전 금감원 부국장을 추가 기소했다. 이씨는 같은 이유로 전 금감원 수석검사역 신모씨에게도 명품시계와 정장 등 1억원의 금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단 관계자는 "이씨가 대출금 사용처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지만, 현금으로 빼내 숨겼을 가능성이 커 보이고 다른 목적으로 사용했을 수도 있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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