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춘제(春節ㆍ설) 연휴가 끝나자 마자 아프리카와 유럽연합(EU) 등에 대한 외교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중국 권력서열 4위인 자칭린 (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주석은 27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리는 아프리카연합(AU) 각료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동아프리카 순방길에 올랐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자 주석은 사흘간 순방에서 AU 국제회의센터 준공식에도 참석한다. 중국이 2억달러를 투자한 20층 규모의 이 건물은 중국의 아프리카 끌어안기 전략의 핵심사업 중 하나다. 1976년 탄자니아 철도건설 프로젝트에 이어 가장 큰 규모의 아프리카 투자사업이기도 하다. 자 주석의 순방은 북아프리카가 지난해 ‘재스민 혁명’으로 격동의 시기를 보냈지만,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전략적 협력관계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3일 양제츠 외교부장이 코트디부아르 니제르 나미비아 순방에 나서는 등 중국은 연초부터 아프리카와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중국은 대부분 빈국인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경제적 무상지원을 통해 원유 수입 등 자원획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음주에는 독일과 캐나다 정상이 각각 중국을 찾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초청으로 내달 2~3일 원 총리와 회담하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도 만난다. 양국은 총리 회담에서 전략적 협력관계 발전 방안과 세계 경제, 이란 핵 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눈다. 메르켈 총리는 중국에 유럽 채무위기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의 스티븐 하퍼 총리는 내달 6일 후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석유ㆍ 천연가스의 중국 수출 등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다. 캐나다 알버타주로부터 태평양까지 이어지는 송유관 건설 등 원유 수출선에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캐나다로 초청해 직접 만난 하퍼 총리는 대중정책에서 인권문제를 중시해와 이번 회담에서 최근 티베트인들에 대한 중국 공안당국의 유혈진압 사태가 언급될 지 주목된다.
중국 최고지도부 순방외교의 하이라이트는 내달 14일 차세대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의 미국 방문이 될 전망이다. 외교부 국제사(司) 천쉬(陳旭) 사장(司長)은 “중국의 다변외교는 올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최고지도부와 해외 정상들 간 양자회담과 상호방문 등 외교 빅이벤트가 유난히 많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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