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6일 정체 불명의 '총선 공천 살생부' 때문에 발칵 뒤집혔다. 당내에선 '누가 치졸한 목적을 갖고 이런 식의 플레이를 하느냐'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날 국회와 한나라당 주변에선 작성자도, 출처도 확인되지 않는 '공천 부적격자 42명 명단'이 돌았다. 전원이 지역구 현역 의원인 42명 중 38명은 '부적격자'로, 4명은 '예비 부적격자'로 분류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지역 의원이 12명, 경기 12명(예비 부적격자 3명 포함), 인천 5명(예비 부적격자 1명 포함), 대구ㆍ경북 8명, 부산ㆍ경남 5명 등이다. 수도권 살생부엔 초선 14명을 포함해 다양한 선수의 의원들이 올라 있다. 영남권에선 주로 3선 이상의 다선 의원들이 표적이 됐다.
'어느 계파 의원들이 주로 살생부에 올라 있느냐'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살생부 작성자를 유추해 볼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42명 중 친이계는 17명, 친박계는 15명씩으로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이계 중엔 서울의 재선 J 의원, 서울의 초선 K S J 의원, 경기의 4선 A 의원, 경기의 재선 P S 의원, 인천의 4선 L 의원, 부산 4선 J 의원, 부산의 3선 A 의원 등이 지목됐다. 친박계에선 서울의 재선 L 의원, 서울의 초선 K K 의원, 인천의 4선 L 의원, 대구의 6선 H 의원, 대구의 4선 P 의원, 부산의 3선 H 의원 등이 거론됐다. 여기엔 불출마 선언을 했거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총선 출마가 불투명한 의원들도 일부 포함돼 명단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한나라당 당직자는 "공천심사위 구성도 안 됐는데 누가 이런 명단을 뿌려 당내 분란을 자초하는 것이냐"며 "이런 식의 정치야 말로 청산해야 할 대상"이라고 꼬집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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