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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일 병원장의 뱃속 이야기] 방귀 냄새 고약하면 장에 문제? 주로 음식 때문…걱정 안 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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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일 병원장의 뱃속 이야기] 방귀 냄새 고약하면 장에 문제? 주로 음식 때문…걱정 안 해도 돼

입력
2012.01.2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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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 뀌는 모양새 참 각양각색이다. 참다 참다 잠깐 방심한 사이 '뽀옹' 하고 나오는가 하면 연달아 '뿡뿡뿡' 터지기도 한다. 소리 없이 슬쩍 뀌는 도둑방귀, 우렁찬 소리로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대포방귀도 있다. 냄새도 다양하다. 주변 사람들이 잘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별 냄새가 없는 방귀도 있지만, 냄새가 너무 고약해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괴롭게 만드는 방귀도 있다.

그런데 방귀 냄새가 심하거나 방귀를 많이 뀌면 장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사실 방귀 냄새나 횟수는 장 건강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방귀는 항문 바로 위쪽인 직장에 고여 있다가 항문 괄약근이 이완되면서 배출되는 가스다. 방귀가 생기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공기가 위장과 소장, 대장을 거치면서 방귀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가 대장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방귀의 주요 성분은 질소, 수소, 이산화탄소, 산소, 메탄 등인데, 이들은 실제로 냄새가 없다. 지방산과 유황가스가 포함돼야 냄새가 난다. 지방산과 유황가스는 지방이나 단백질이 장내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생긴다. 즉 먹는 음식물 중 채소가 많을수록 방귀 냄새가 적게 나고, 고기가 많을수록 많이 나는 것이다. 또는 지방산과 유황가스를 만들어내는 장내 세균이 많을수록 냄새가 많이 날 수 있다.

직장에 대변이 차 있는 상태에서 방귀를 배출하는 경우에도 냄새가 지독하다. 대변 냄새가 방귀와 함께 나오기 때문이다. 과식이나 소화불량 등으로 소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을 때도 방귀 냄새가 많이 날 수 있다. 위나 소장에서 소화가 덜 된 음식물이 대장으로 내려와 장내 세균에 의해 또 분해되면서 냄새 가스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독한 방귀 냄새는 먹는 음식이 기름질수록, 가스를 배출하는 장내 세균이 많을수록, 변비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시원하게 대변을 보지 못한 경우, 소화가 잘 안된 경우 잘 생긴다. 그러니 냄새가 고약하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일은 많지 않다.

방귀 가스의 양은 섭취한 음식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면 콩류, 유제품, 감자, 밀, 빵의 효모 등은 가스를 많이 만들어낸다. 채소 중에서도 브로콜리나 콜리플라워, 양배추 같은 양배추류, 매운 맛이 나는 양파나 마늘, 파 등이 가스를 많이 만든다. 탄산음료에 들어 있는 탄산 역시 방귀로 배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방귀 가스의 양이 많아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이런 음식부터 먼저 줄여보는 게 좋다.

장 건강이 걱정된다면 대변 상태를 먼저 살펴야 한다. 변이 묽어지거나 변비가 생기거나 피가 묻어 나오는 증상은 대장질환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

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장 ·소화기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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