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기온이 이어지는 겨울엔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거나 병원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난다. 한번 발병하면 신체마비나 언어장애 같은 후유증도 뒤따를 수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할 수 있는 검진도 미리 받아둘 필요가 있다.
검진항목은 크게 4가지다. 먼저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같은 뇌 영상검사다. 뇌 조직뿐 아니라 뇌 혈관에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특히 65세 이상의 고령자, 뇌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당뇨병, 고혈압 같은 뇌졸중 위험요인이 있다면 1, 2년에 한번씩 뇌 영상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뇌로 가는 혈관의 약 80%가 통과하는 목 혈관(경동맥) 초음파도 중요 검진항목이다. 일부분이 막혀 뇌로 흐르는 혈류를 감소시키는지 살펴보는 검사다. 50세 이상으로 당뇨병이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기적으로 경동맥 초음파를 받는 게 좋다.
혈액검사 역시 필수다. 혈액 속 혈소판이 너무 많으면 혈류 흐름을 방해하는 피떡(혈전)이 잘 생기고, 혈구 수치가 높으면 피가 끈적끈적해지기 때문에 더디게 흘러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증가한다. 적혈구가 가라앉는 속도(혈침 속도)가 너무 늦거나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이 지나치게 많아도 피의 점도가 높아져 혈전이 생기기 쉽다.
마지막 검진항목은 호모시스테인 수치다. 호모시스테인은 인체가 단백질을 소화시킬 때 나오는 독성물질로 몸 안에 과하게 쌓이면 혈관 벽을 손상시킨다. 수치가 정상보다 높으면 비타민이나 엽산 등을 복용해 개선할 수도 있다.
강남베드로병원 뇌신경센터 강준기 소장(가톨릭의대 명예교수)은 "지난해 동안 환자 240명에게 이 같은 뇌졸중 예방검진을 한 결과 36명(15%)에게서 뇌경색이, 12명(5%)에게서 뇌혈전증이 발견돼 약을 처방하고 생활습관을 바꾸도록 했다"며 "검진으로 위험을 확인한 사람들은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되므로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뇌경색과 뇌혈전증은 모두 뇌졸중의 한 종류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