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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칫솔질, 하루 '몇번'보다 '어떻게'가 더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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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칫솔질, 하루 '몇번'보다 '어떻게'가 더 중요하죠

입력
2012.01.2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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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 위생의 기본 원칙은 '3∙3∙3'이다. 하루 3번 이상,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 닦으라는 것이다. 경영컨설팅업체 맥킨지가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구강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 평균 2.35회 이를 닦는다. 대부분이 하루 3번 가까이 칫솔질을 하는 셈이다. 일본의 1.97회보다 많다.

하루 3번 횟수를 지키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디를 어떻게 닦느냐다. 꼼꼼하게 구석구석 닦는 칫솔질까지 합격 점수를 받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칫솔질을 아무리 자주 하더라도 방법이 잘못됐다면 치아 건강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칫솔질의 정석 '치아와 잇몸 사이 45도'

목동중앙치과병원은 최근 내원한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칫솔질 정확도를 조사했다. 환자가 칫솔질을 한 직후 치아에 남아 있는 치태의 양을 치위생사가 확인하고, 환자가 평소 칫솔질 하는 모습을 치아 모형에 재연하게 해 이를 종합해서 평가한 것이다. 그 결과 '아주 잘함'인 환자는 전체의 11%에 불과했다. '잘함'도 23%에 그쳤다. 절반 가까이인 47%는 '보통'으로 분류됐다. 나머지 19%는 정확도가 '미흡'하거나 '아주 미흡'하다고 평가됐다.

칫솔질은 치아 표면을 닦는 게 아니라 이 사이사이에 끼어 있는 이물질을 빼낸다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 먼저 치아 바깥쪽은 칫솔모가 치아와 잇몸의 경계 부위, 치아와 치아 사이에 살짝 들어가도록 칫솔을 45도 각도로 눕혀 가볍게 솔질한다. 다음은 칫솔을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빗질하듯 쓸어낸다. 윗니는 위에서 아래로, 아랫니는 아래에서 위 방향으로 한다. 다음 치아 안쪽을 닦는데 앞니는 칫솔을 세워서, 옆 이들은 치아 바깥쪽과 마찬가지로 칫솔을 눕혀서 닦는다.

바깥쪽 앞니는 칫솔모를 세워 세로 방향으로 닦는다. 치아의 결은 원래 세로로 돼 있기 때문에 칫솔질을 가로로 하면 잘 닦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치아나 잇몸이 닳는다. 특히 치아와 잇몸 사이를 옆으로 강하게 문지르면 홈이 파이고 잇몸 뿌리가 드러날 수 있다.

순서는 잘 안 닦이는 곳부터 먼저 닦으면 된다. 한 부위당 5~10번 가량 반복해서 닦으면 전체적으로 3, 4분이 걸린다. 마지막에는 칫솔로 혀도 닦는다. 혀를 닦을 땐 맨 안쪽을 제일 신경 써야 한다.

건강한 치아에는 적당히 빳빳한 칫솔

이와 잇몸이 비교적 건강하다면 칫솔은 칫솔모가 너무 부드럽지 않고 적당히 빳빳한 걸로 고른다. 칫솔모에 탄력이 있어야 이에 붙어 있는 찌꺼기가 효과적으로 제거되기 때문이다. 칫솔모가 너무 크면 가장 안쪽에 있는 치아나 이 사이사이를 닦기 힘들다. 칫솔머리는 어금니를 2개 반 정도 덮는 크기, 손잡이는 곧은 게 좋다. 칫솔은 3개월 주기로 교체한다.

치주질환이 있는 사람은 칫솔모가 부드러운 칫솔을 쓴다. 그리고 칫솔질 방법도 '바스법'으로 바꿔야 한다. 바스법은 칫솔모를 잇몸에 비스듬히 뉘어 살짝 떨면서 마사지하는 것처럼 닦는 방법으로 10분 이상 계속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구강건조증이 심한 사람 역시 칫솔모가 부드러운 칫솔을 선택한다. 거친 칫솔모가 건조한 입 속 점막에 닿으면 상처나 염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칫솔모도 자극이 될 정도로 건조증이 심하면 칫솔 대신 면봉에 치약을 묻혀 닦는다.

진동칫솔을 쓴다면 칫솔로 치아를 너무 강하게 누르지 않도록 주의하고, 칫솔모는 매일 씻어서 말려 사용해야 한다. 보통 칫솔과 달리 하루 2번, 식후 3분 이내, 2분간 양치하는 2∙3∙2 법칙을 지키는 게 바람직하다. 칫솔모가 너무 빠르게 회전하면 보통 칫솔보다 오히려 이 사이 이물질을 제거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치실과 치간칫솔 사용도 병행해야 한다. 치아 사이 틈이 넓으면 치간칫솔을, 좁으면 치실이 좋다.

초등 고학년쯤 정확한 칫솔질 가르쳐야

이가 아직 나지 않은 아이는 거즈나 유아용 고무칫솔로 입안을 가볍게 닦아주기만 해도 된다. 칫솔은 본격적으로 이가 나오기 시작하면 쓴다. 유치(젖니)는 생후 6개월에 아래 앞니가 먼저 나고, 24개월에 맨 뒤쪽 어금니가 나면서 모두 20개가 된다. 유치는 치아의 맨 바깥층인 법랑질의 두께가 어른의 반밖에 안 된다. 그래서 충치가 생기면 치아의 중간층인 상아질, 신경과 혈관이 있는 그 안쪽까지 염증이 빠르게 번질 수 있다.

유치만 있는 아이에게는 칫솔을 좌우로 왔다갔다 하는 쉬운 방법부터 알려주고, 씹는 부분을 중심으로 닦게 한다. 먼저 자녀 스스로 닦게 한 뒤 부모님이 한번 더 닦아주는 게 좋다.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칫솔질 하는 습관을 들여주는 게 중요하다. 아이들 칫솔모는 너무 빳빳하지도 부드럽지도 않은 중간 정도로 선택하고, 크기는 약간 작은 게 좋다. 그래야 맨 안쪽까지 잘 닦인다.

변욱 목동중앙치과병원장은 "윗니는 위에서 아래, 아랫니는 아래에서 위로 닦는 세밀한 동작은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면 가르쳐주고, 정확한 칫솔질이 익숙해질 때까지 아이들에게는 전동칫솔을 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칫솔질 방법

1. 윗니 닦기: 위에서 아래로 쓸어 내리듯 닦는다.

2. 치아 안쪽 닦기: 앞니는 칫솔을 세워서 닦고, 어금니의 씹는 면은 앞뒤로 움직여주면서 닦는다.

3. 혀 닦기: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닦는다.

치실 사용법

1. 치실 자르기 40~50cm로 넉넉히 잘라 중지에 풀리지 않게 감는다. 엄지와 검지로 3~5cm를 잡는다.

2. 치실 움직이기 치실을 치아 사이로 잇몸 끝까지 닿게 넣는다. 위아래로 비비듯 움직여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한다.

치간칫솔 사용법

●일반적인 치아 이와 이 사이에 넣고 앞뒤로 살살 움직이며 이물질을 제거한다.

●교정 중인 치아(그림) 교정기 사이사이에도 넣고 닦아 준다.

자료: 목동중앙치과병원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 칫솔질 너무 열심히 해도탈… 법랑질 마모돼이시려

바람이 찰 때 이가 시린 사람이 있다. 따뜻한 차나 새콤한 과일, 달콤한 케이크나 초콜릿을 먹으면 이가 시리기도 한다. 이럴 때 대개는 칫솔질을 꼼꼼히 하지 않아서일 거라 생각하지만, 반대로 칫솔질을 너무 열심히 한 게 원인일 수 있다.

좌우 방향으로 너무 강하게 이를 닦으면 치아 표면(법랑질)이 깎여나간다. 특히 치아가 잇몸 밖으로 막 노출되는 뿌리 쪽(치경부)은 법랑질이 가장 얇아 V자 모양으로 잘 닳는다. 바로 치경부마모증이다. 일반적인 잇몸질환은 칫솔질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음식찌꺼기가 잇몸 위에 쌓이다가 점점 잇몸 아래쪽으로 파고 들어가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하므로 치경부마모증과는 다르다. 겨울철 이가 시릴 때 잇몸질환인 줄 알고 칫솔질을 더 세게 하다 보면 치경부마모증이 더 악화할 수 있다.

아래위 치아가 맞물릴 때 너무 센 힘(교합력)을 받아도 법랑질이 약해지거나 금이 가면서 치경부마모증이 생긴다. 딱딱한 사탕을 깨물거나 질긴 걸 많이 씹거나 잘 때 이를 가는 습관이 있는 경우 치아는 강한 교합력을 계속 받게 된다. 변욱 목동중앙치과병원장은 "치경부마모증은 남성이 여성보다 약 1.5배 많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린 증상이 나타났다 없어지기 때문에 대부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는 사이 치경부마모증은 서서히 진행돼 점점 마모 부위가 커지고 깊어지면서 통증도 생겨 이를 빼야 하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초기라면 손상 부위를 막거나 약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마모가 심해져 신경까지 손상되면 치아 뿌리에 기둥을 세우고 보철물을 씌워 치아를 보호해야 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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