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필리핀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 패권 다툼을 하고 있는 미국이 필리핀에도 미군과 미 함대를 주둔시키기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 보도했다. 지난해 호주 주둔 협상을 완료한 미국은 현재 싱가포르와도 군사협정을 진행 중이다.
WP는 미국과 필리핀 양측 실무진이 3월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26, 27일 이틀간 워싱턴에서 미군의 필리핀 배치와 미 함정의 필리핀 해역 활용, 공동 군사훈련 등 양국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타결 가능성이 높다고 WP는 전망했다.
신문은 미국이 필리핀에 미군을 주둔시키려 하는 것은 중국의 군사적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군의 주둔이 중국에 강력한 신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너선 그리너트 미 해군 참모총장은 “동남아시아는 해군의 잠재적 전략 요충지로 향후 매우 중요한 지역이 될 것”이라며 “군사협력을 통해 미군 주둔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토 분쟁 중인 필리핀도 미 해군을 배치해 중국을 압박할 수 있게 됐다.
사실 필리핀은 50년 넘게 미군이 주둔한 미국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그러나 1992년 필리핀 의회가 미군 주둔 협정 연장 법안을 부결시키면서 미 해군이 필리핀 수비크만에서 철수했으며 지금은 알카에다 연계 반군을 진압하기 위해 미국 지상부대 일부만 주둔해있다.
미국은 앞으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베트남을 비롯해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과 군사협정을 확대해 아ㆍ태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망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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