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일본 도호쿠(東北)대지진, 엔고 여파 등과 함께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2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일 무역적자는 286억달러로 2010년(361억달러)에 비해 75억달러 줄었다. 적자 감소폭은 28.1%였다. 대일 수출은 397억달러로 전년 대비 40.9% 증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수입은 683억달러로 6.2% 늘어나는 데 그친 결과다.
우리나라는 수출에 필요한 부품ㆍ소재의 상당량을 일본에서 수입해오기 때문에 수출이 늘어날 수록 대일 무역적자도 확대되는 구조였다. 대일 무역적자가 크게 감소한 시기도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85억달러 감소)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51억달러 감소) 정도였던 것은 이 때문이다. 수출 부진으로 대일 수입도 줄면서 결과적으로 무역적자도 감소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나라의 연간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5,565억달러를 기록할 만큼 수출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대일 무역적자가 오히려 대폭 줄어든 것. 지난해 연간 대일 수출규모도 사상 최대치였던 만큼 수출을 늘려 적자 구조를 개선한 셈이다.
이는 무엇보다 일본 대지진과 엔고의 영향이 컸다. 대지진으로 일본의 정유시설이 타격을 받으면서 전체 대일 수출액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석유제품 수출이 전년도에 비해 130.5%나 급증했고, 무선통신기기의 수출도 104.2% 늘었다. 자동차부품의 수출도 100% 이상 증가했다.
우리기업의 전반적인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큰 요인이다. 2010년 적자였던 기계류 부분은 흑자로 돌아섰고, 특히 공기조절냉난방기기와 음향 및 조명기기는 10년만에 처음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무역적자 개선에도 불구하고 부품ㆍ소재 분야의 적자는 207억 달러로 전체 적자액의 78.5%를 차지하는 등 여전히 다른 업종의 개선 폭에 크게 못 미쳤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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