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해 4분기 예상을 깨고 '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무려 3,704만대의 아이폰을 팔아 치우며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다시 글로벌 1위 자리에 등극한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스마트폰 챔피언을 놓고 엎치락 뒤치락 접전을 벌이는 애플과 삼성전자의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24일(현지시간) 작년 4분기 매출 463억3,000만 달러, 순이익 130억6,000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 전년대비 73%와 118%씩 급증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 매출은 같은 기간 인터넷 공룡기업인 구글(105억8,000만 달러)에 비해 4배 이상 많다. 애플이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에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 셈.
애플의 깜짝 실적은 역시 3,704만대가 팔린 아이폰이 견인했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인 모바일 퍼스트는 아이폰이 하루 평균 37만7,900대가 판매됐다며 이는 지구촌 하루 평균 출생자수(37만1,000만명) 보다 많은 규모라고 설명했다. 지난 해 3분기에 삼성전자에 밀렸던 애플이 4분기에 이를 다시 뒤집는 데는 '아이폰4S'의 역할이 컸다. 아이폰4S는 출시 초기부터 잡스의 유작으로 지목되면서 전세계적인 수요를 불러 일으켰다.
태블릿 PC인 아이패드도 전년동기 대비 111%나 급증한 1,543만대가 팔리면서 애플실적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아울러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과 맥PC도 각각 1,540만대, 520만대가 판매돼 실적 향상을 도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직후 "환상적인 성과를 거뒀다. 정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 관심은 과연 애플과 삼성전자 가운데 누가 진정한 왕좌 타이틀을 차지할 것인지 여부. 27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의 4분기 스마트폰 판매는 3,500만~3,600만대로 점쳐지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 3분기 처음 애플을 따돌리고 세계 스마트폰 최강자가 된 삼성전자가 1분기 만에 다시 애플에 챔피언 자리를 내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4S를 포함해 현재까지 거둔 애플의 실적은 사실상 잡스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의 진짜 승부는 아이폰4S 다음에 나올 팀 쿡 주도의 차기 스마트폰의 성공 여부에 따라 결과가 갈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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