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종합편성(종편)채널 TV조선이 23일 설 특집 드라마 방송 도중 수십 분 간 검은 화면이 송출되고 소리가 나오지 않는 등 사고가 발생했다. 동아일보 종편 채널A가 17일 밤 제작시스템 장애로 메인 뉴스를 1시간 가까이 늦게 방송한 데 이어 종편에서 또 어처구니 없는 대형 사고를 내자 “방송이 장난이냐”는 등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TV조선은 23일 오후 9시40분부터 김수현 작가의 설 특집극 ‘아버지가 미안하다’ 1~3부를 연달아 내보냈는데, 일부 지역에서 2부 중반부터 갑자기 화면이 검게 나오고 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런 상태는 3부 방송 중간까지 수십 분 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TV조선 시청자게시판에 “이게 무슨 60년대 방송기술도 아닐진대 수 시간에 걸친 방송 사고에도 사과 자막 하나 없다”며 “이러니 아무 준비도 없이 급조된 TV조선 방송이 방송특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저조한 시청률 탓에 방송 사고가 뒤늦게야 알려진 채널A처럼 TV조선 역시 정확한 사고 내용이 알려지지 않아 사소한 방송 사고에도 인터넷이 들끓는 지상파의 경우와는 대조를 이뤘다. 더구나 24일까지도 TV조선 내부에서조차 정확한 사고 내용과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TV조선은 3부 중반 이후에야 사고를 수습하고 사과 문구와 함께 24일 오전 재방송한다는 안내 자막을 내보냈으며,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TV조선 관계자는 “잠시 기술적 장애로 아날로그, SD(표준화질) 시청자에게 고르지 못한 화질과 음향이 제공되었다”며 “휴일이다 보니 복구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일 개국 당일부터 화면 분할 등 잇따른 방송사고로 곤욕을 치렀던 TV조선은 이번 일로 방송사로서의 위신이 더욱 깎이게 됐다. 흥행 보증수표 김수현 작가를 내세워 시청률을 끌어올려 보려던 계획마저 수포로 돌아갔다. TNmS에 따르면 이 드라마 시청률은 1부 1.034%, 2부 0.844%, 3부 1.188% 등 간신히 1%를 넘겼다. ‘0%대 시청률’의 굴욕은 면했지만, 김 작가의 명성이나 TV조선이 원고료로 거액을 쏟아 부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로 공을 들인 것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표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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