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사망한 무아마르 카다피의 추종 세력들이 과거 거점 도시였던 리비아 중부 바니 왈리드를 장악해 내전 재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바니 왈리드는 친카다피 성향의 리비아 최대 부족 와팔라의 본거지로, 카다피군의 마지막 저항 거점 중 한 곳이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 카다피 추종세력이 수도 트리폴리에서 남동쪽으로 약 200㎞ 떨어진 바니 왈리드 기지를 공격해 과도국가위원회(NTC)측으로부터 도시를 탈환했다고 보도했다. 증언에 따르면 중화기로 무장한 카다피 추종세력 100~150명은 이날 NTC측 기지를 공격해 NTC군 4명을 숨지게 하고 20여명을 다치게 했다. 마무드 와르펠리 바니 왈리드 지역위원회 대변인은 “순식간에 바니 왈리드를 장악한 카다피 추종세력들이 시내 곳곳에 옛 카다피 정부를 상징하는 초록색 국기를 게양한 뒤 카다피를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고 다닌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마무드 대변인은 “지난 두 달간 카다피 추종세력으로부터 공격 위협을 받아 트리폴리에 개입을 요청했지만 지원군이 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NTC 측은 바니 왈리드 지역 상공에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미스라타와 자위야 등의 병력 1,500명을 보내 바니 왈리드 주변을 봉쇄하는 등 비상 상황에 들어갔다. 오사마 알 주왈리 국방장관은 “바니 왈리드에서 종종 충돌이 빚어졌다”며 “이번 공격이 카다피 추종세력에 의한 것인지는 상황을 더 조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파우지 압둘 알 내무장관은 리비아 TV 방송에 “우리가 가진 정보에 따르면 (공격은) 바니 왈리드 내부 문제로 인해 발생했다”며 “옛 정권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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