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전남 출신 3선인 유선호 의원이 19일 현 지역구(장흥•강진•영암) 불출마를 선언했다. 호남 중진 중 정동영, 정세균, 김효석 의원에 이어 유 의원까지 출마 지역구를 이동하면서 이 지역 현역 의원에 대한 불출마나 타지역으로의 방향 전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혁명의 밑거름이 되기 위해 호남 불출마를 선언한다"며 "민주주의의 성지인 호남에서부터 공천 혁명의 불씨가 타오를 수 있도록 나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총선 출마지역 결정을 당 지도부에 일임했으나 15대 국회 때 출마했었고, 현재 김부겸 의원이 대구 출마 선언으로 비어있는 경기 군포지역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호남 중진에 이어 지난해 4ㆍ27 보궐선거 때 전남 순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서울 용산구 출마 의사를 밝혔고, 초선 장세환(전북 전주완산을)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유 의원의 이날 선언으로 호남 지역 다선 의원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게 됐다. 호남 출신 다선 의원으로는 5선의 박상천(고흥•보성) 김영진(광주 서구을), 3선의 김성곤(여수갑) 이낙연(장성•영광•함평) 강봉균(군산), 조배숙(익산을), 이강래(남원•순창) 의원 등이 있다. 또 여수 지역에서 4선을 한 뒤 5선 째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충조 의원도 여수갑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중 박상천 의원은 총선 불출마 여부를 검토 중이며 지역구 사정이 여의치 않은 일부 의원들도 거취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탈 호남 선언'기류의 저변에는 어느 때보다도 공천 경쟁이 혹독할 것이란 전망과 무관치 않다. 현역 의원의 경우 내부적으로는 물갈이 공세에 맞서야 하고 외부적으로는 야권연대의 압박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또 상대적으로 수도권에서의 당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지역구 이동을 통해 자기 희생을 강조하면서 정치적인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셈법도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명숙 대표는 이와 관련 "호남물갈이론이란 말 자체는 민주당에 성립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공천혁명이란 정신에 입각해 자기 희생적인 결단이 훨씬 아름다운 것"이라고 사실상 호남 중진 의원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한편 대구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의원은 이날 "대구 수성갑으로 출마하겠다"고 지역구를 정했다. 이 곳은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의 지역구이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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