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딱히 갈 곳이 없다면 박물관에 가자. 국공립박물관은 입장이 무료인데다 명절에도 쉬지 않는다. 전시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떡메치기ㆍ부적 도장 찍어보기ㆍ복조리 만들기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에 무료 영화까지 마련해 명절 기분을 낸다. 박물관 마당에 윷놀이, 투호놀이,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를 할 수 있게 차려 놓는 것은 기본이다. 심심하다고 투덜대는 아이들을 데려가면 종일 이것저것 하면서 재미있게 놀 수 있다.
설 프로그램이 가장 다채로운 곳은 국립민속박물관으로 36가지나 된다. 설날인 23일 정오부터 5시간 동안 벌어지는 새해맞이 큰 굿을 비롯해 22~24일 사흘간 하는 특별 공연만도 6개다. 전통놀이와 설 음식 맛보기, 연과 복조리 만들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 외에 박물관 마당에 있는 전통민가 오촌댁의 뜨뜻한 방에서 세배도 할 수 있다. 경복궁과 붙어 있어 해마다 명절 때면 북적북적, 화장실에 줄이 길게 늘어설 만큼 가족 나들이 손님이 많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3일 세계 문화를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변한다. 여러 나라 전통의상을 입어보고, 각국 전통놀이를 해보고, 한국으로 시집 온 아시아 여성들이 만든 각국 설 음식도 맛볼 수 있다.
김해ㆍ광주ㆍ대구ㆍ춘천의 국립박물관에서는 무료 영화를 상영한다. 'ET''북극의 눈물' '박물관이 살아있다' 등 온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영화들이다. 좌석이 한정돼 있지만, 제시간에 늦지 않게만 가면 못 들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설 다음날인 24일 하는 국악 공연은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해설로 가야금 지애리, 피리 정재국, 국악 앙상블 토리 등 유명 연주자와 단체들의 훌륭한 무대를 즐길 수 있다. 무료 공연이지만 자리가 한정돼 있어 예약해야 볼 수 있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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