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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값 폭락에도… 백화점·SSM '폭리 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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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값 폭락에도… 백화점·SSM '폭리 상혼'

입력
2012.01.19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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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발생과 사육두수 증가 등으로 한우 도매가격이 1년 새 20% 넘게 떨어졌지만 대기업 계열인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은 오히려 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백화점의 한우가격은 일반 정육점에 비해 2배 가까이 비쌌다.

한국소비자연맹이 19일 발표한 ‘한우고기 유통가격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 최우수 등급(1++) 한우고기의 100g당 도매가격은 1,607원으로 구제역 파동 이전인 2010년 10월(2,079원)보다 22.7%나 떨어졌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1+등급과 1등급도 20% 가량 가격이 내렸다.

반면 같은 기간 소비자가격은 평균 6% 내리는데 그쳤고, 대형 유통업체들의 한우 판매가격은 오히려 올랐다. 백화점은 한우 등심, 안심, 갈비, 양지, 채끝 등 5개 주요부위 평균 가격을 100g 당 1만1,738원으로 0.9%, SSM은 8,862원으로 12% 인상했다.

특히 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클럽과 비교하면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의 한우 값은 턱 없이 비쌌다. 1++등급 기준 롯데백화점은 1만2,708원, 현대백화점은 1만1,286원으로 하나로클럽(5,500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홈플러스(1만980원), 롯데마트(8,319원), 이마트(7,894원) 등 대형 할인매장도 43~99% 비쌌다. 동네 정육점에 비해서도 백화점과 SSM 등의 상위 3개 등급 한우고기 판매가격은 최대 1.82배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같은 1++등급이라도 맛과 영양에서 백화점 고기가 뛰어나다”고 강변했지만, 소비자연맹은 “품질이 비슷해 동일 등급으로 판정 받은 고기 가격이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매가격 폭락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현상은 대형 유통업체들의 잇속 챙기기 때문이라는 게 소비자연맹의 분석이다. 2011년 농수산물유통공사 자료를 보면 소매단계(도축한 소를 도매시장에서 구매한 이후부터 소비자에게 판매할 때까지)의 유통마진은 전체 한우 가격의 38.5%로, 도매 유통마진(3.8%)의 10배에 달했다. 소매 유통마진은 2년 전인 2009년(34.4%)보다도 4.1% 상승했다.

소매 유통마진은 모든 판매점의 이윤을 평균 낸 것이어서 동네 슈퍼마켓과 정육점이 한우 판매 가격을 10% 가량 내린 것을 감안하면, 백화점과 SSM 등 대형 유통업체의 마진은 40%를 훌쩍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강정화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유통단계 축소 못지 않게 최종 판매점들이 이윤을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이 도매가격 하락을 반영해 한우 판매가격을 조속히 인하하도록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한우 전문 음식점도 등심, 생갈비 등의 가격이 식육점보다 1.5~2배 비쌌다. 백제갈비 도곡동점의 등심(1++등급) 가격은 100g에 5만원을 넘었고, 버드나무집 서초점도 4만6,000원을 호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1만246원) 의정부(9,336원) 부산(8,187원) 등이 비쌌고, 춘천(6,109원) 목포(6,114원) 등이 저렴했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으로 소비자연맹이 한우를 파는 전국 511개 육류 매장과 130개 음식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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