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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CTV, 美 심장부 상륙 '미디어 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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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CTV, 美 심장부 상륙 '미디어 공정'

입력
2012.01.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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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가 내달 미국 워싱턴에서 첫 전파를 탄다. 미국 심장부에 새로운 방송센터를 설치하고 자체 생산한 콘텐츠로 중국의 이미지 제고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워싱턴 시내에 자리잡은 CCTV 방송본부 건립 공사가 마무리에 들어갔다"고 18일 보도했다.

CCTV는 NBC방송, 블룸버그통신, 폭스뉴스 등 미국 유수 매체로부터 60여명의 전문 인력을 충원하는 등 워싱턴본부 개국을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해 왔다. 케이블ㆍ위성방송 채널을 보유한 비영리 교육방송 MHz네트워크를 합병해 3,500만 가구의 시청자도 확보했다. 다음달부터는 워싱턴본부에서 자체 제작한 뉴스와 토크쇼 등을 하루 한 시간씩 방영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마이애미 시카고 휴스턴 등 미국 주요 도시에 방송센터를 증설하고, 남미 지역에 특파원을 파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중국이 미국 미디어 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자국에 대한 서구 언론의 왜곡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서다. 거대 미디어들이 서양의 시각으로만 중국을 재단하는 탓에 부정적 이미지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수십억달러를 들여 CCTV와 신화통신 등 관영 언론의 글로벌화를 독려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CCTV는 2004년 미국에서 처음 영어방송을 시작했으나 로이터, AP통신 등의 기사를 받아쓰는 수준에 그쳐 중국의 관점을 미국 사회에 이식하지 못했다.

WP는 "중국은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게 언론을 매개로 서구사회에 중국의 영향력, 특히 '소프트 파워'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CCTV 영어채널의 성공여부는 '편집권의 자율성' 확보에 달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언론을 공산당의 선전매체 정도로 치부하는 미국인들의 선입견을 극복하려면 공정한 보도가 관건이다. CCTV 측은 "워싱턴본부에 이미 독립적인 편집권을 부여했다"며 "시청자들이 CCTV 프로그램을 단 몇 주만 봐도 믿음을 갖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미 컬럼비아대는 지난해 '세계 미디어 전쟁'이라는 보고서에서 "중국 관리들은 본토 언론보다 해외 지사에 더 많은 자유를 주는 '일국양제(一國兩制)'시스템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그러나 변화는 아주 더디게 진행될 것이며 공산당의 입장과 배치되는 보도는 언제든 삭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언론의 아마추어리즘도 문제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같은 특파원이 보도하거나 아무 설명 없이 앵커와 기자가 서로 다른 팩트를 전달하는 관행 등은 글로벌네트워크로서 CCTV의 역량을 의심케 한다. 영국 웨스터민스터대 중국언론센터의 신신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워싱턴 방송센터 설립을 서두른 것은 미국 진출의 목적이 시청자층 확보가 아니라 미국 정치 엘리트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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