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18일 이명박 정부와 참여정부의 공과를 놓고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바타'로 불리는 이 전 수석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처했던 유 대표는 이날 캐이블방송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에 출연해 현정부의 정치∙경제∙사회 분야 이슈들을 놓고 120여분 동안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우선 '일방통행식'이라고 비판 받는 이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이 도마 위에 올랐다. 유 대표는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을 대통령 '오더'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전락시켰다"며 "대통령이 입법부를 '통법부'로 생각하는 게 아니냐"고 비꼬았다. 이에 이 전 수석은 "청와대가 통법부라는 얘기를 들을 만큼 국회를 컨트롤하고 여당을 장악했으면 흔히 평가하는 국정 혼란은 없었을 것"이라며 "국회가 자유로울 수 있도록 청와대가 적절한 거리를 유지했다"고 반박했다.
'표현의 자유 탄압' 논란도 제기됐다. 유 대표는 "검찰에 고발 당한 '미네르바' 박대성씨와 정연주 전 KBS 사장은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다"며 "대학생들이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이라도 달면 (취업) 면접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한다"고 공세를 폈다. 이에 이 전 수석은 "현직 판사가 자신의 SNS에 '가카새끼라면'이라고 하는가 하면 중학생도 'MB 아웃'이란 극단적 표현을 쓰는 데 거리낌이 없다"면서 "표현의 자유를 넘어 민주주의 과잉이 아니라 할 수 없다"고 응수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정부가) 기자실에 박아놓은 못을 뽑은 것이 이명박 정부"라며 "'코드인사'로 해당 언론사와 관련도 없는 사람을 주요 방송사와 통신사에 앉힌 것이 노무현 정부"라고 반박했다.
경제적 공과 평가에서도 견해 차가 분명했다. 이 전 수석은 "이 정부가 집권하는 동안 두 차례의 세계적 경제위기 와중에도 경제성장률이 세계 평균 기준을 상회했다"고 긍정 평가했으나 유 대표는 "두 차례의 경제위기로 이 정부의 실정이 가려져 오히려 다행이란 얘기가 여권에서 나올 정도"라고 반박했다.
한편 유 공동대표와 통합진보당 노회찬 공동 대변인이 '나는 꼼수다'와 비슷한 형식의 팟캐스트 '유시민-노회찬의 저공 비행'방송을 시작했다. 최근 주춤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된 첫 방송의 주제는 SK그룹 최태원 회장 형제의 횡령 사건 등 재벌 개혁 문제였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