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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라" "어렵다" 대학가 등록금 심의委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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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라" "어렵다" 대학가 등록금 심의委 기싸움

입력
2012.01.1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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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반값 등록금 운동에 이어 2012년 등록금 액수 결정을 두고 대학가가 시끌시끌하다. 대학별로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가동하면서 학교와 학생 간 등록금 인하 폭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시립대가 등록금 50% 인하를 결정하는 등 곳곳에서 등록금 인하 압박이 가해지면서 대학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8일 현재 등록금 인하 폭을 두고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 주요 사립대다. 고려대의 경우 여섯 차례나 등심위를 열었지만 접점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학교는 동결을, 총학생회는 5% 인하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립이 계속되자 고려대 총학생회는 17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등록금 인하를 촉구했고, 18일부터는 온라인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연세대도 네 차례 협의가 진행됐지만 입장 차가 커 여전히 기 싸움 양상이고, 성균관대 역시 학교 측이 등록금 인하는 힘들다는 입장이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이화여대는 등심위가 구성만 됐지 진전은 없다. 정나위 총학생회장은 "학교와 한 차례 협의했지만 입장이 너무 달랐다"며 "학교는 등심위 자체를 여는 데만 무게를 두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투표율 미달로 새 총학생회를 구성하지 못한 일부 학교는 아직 등록금 심의의 첫발도 떼지 못했다. 서울대의 경우 총학생회가 없어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가 학생 측 대표를 맡고 있지만 등심위 위원을 선정하지 못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적자가 누적된 재정 상태로 보면 등록금을 인하하긴 어렵다"며 "등심위를 구성하고 학생들과 얘기를 해 봐야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총학생회가 구성 안 된 한양대 건국대 등도 진전이 없다.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등록금 동결 혹은 인하를 요구하는 상황이지만 어떤 대학도 선뜻 총대를 메려 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대학 관계자는 "서울시립대가 등록금을 절반이나 내리는 바람에 다른 대학들은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며 "사회적 압력도 대학들에는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처럼 등록금 협의가 지연되면서 등록 마감 시한인 3월 이후까지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박종찬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학교는 등록금을 낮추면 교육환경이 나빠지기 때문에 장학금을 확충하겠다고 하지만 등록금이 그대로면 학생들의 부담은 여전하다"며 "근본적인 입장 차이 때문에 타협점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등심위가 학생과의 협의절차를 거쳤다는 요식행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삼열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등심위에서 학교와 협의한다 해도 등록금 액수 최종 승인은 총장 권한이기 때문에 등심위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연덕원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사회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등록금 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등심위가 효율적으로 기능해야 한다"며 "정부와 대학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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