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령 진급을 앞둔 공군 소령 150여명이 6년 전 실시된 진급 자격시험을 다시 보게 해 달라며 반발하고 있다. 재시험 기회가 있었던 선배 기수들과 비교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시험 자체가 편법이어서 애초에 공군이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8일 공군에 따르면, 공군대학은 대위 2, 3년차 장교를 대상으로 4개월간 초급지휘관참모과정(SOC)을 운영해 왔다. 교육성적은 A는 10점, B 8점, C 6점, D 2점, F 0점으로 매겨져 중령 진급에 반영된다. 진급심사에서 불과 1, 2점만으로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에 최소 B 이상을 받아야 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교육기간이 길어 부대 지휘관들이 참가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규정위반이지만 상부에서는 별 조치가 없었다. 시기를 놓쳐 대위 말년이나 소령이 돼 뒤늦게 교육을 받으려니 이미 다 아는 내용이어서 SOC의 취지와도 맞지 않았다. 이런 장교의 숫자가 하나 둘 늘어 2004년에는 917명에 달했다. 중령 진급자격이 없는 인원이었다.
심각성을 느낀 공군은 긴급회의를 열어 특별시험을 실시, SOC 성적 대신 점수를 매기기로 했다. 육군과 해군에는 없는 편법이었다.
2005년 11월 공사 39~44기 258명을 대상으로 특별시험을 치렀는데 응시자 220명 중 C성적 이하가 113명(51%)이나 됐다. 그러자 참모총장 특별지시로 2006년 6월 재시험을 실시했고, C 이하 점수를 받은 17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구제됐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공군은 2006년 11월 공사 45~48기 565명을 대상으로 2차 특별시험을 치렀다. 이번에는 응시자 532명 중 C 이하가 193명이었다. 이들은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재시험을 기다렸지만 공군본부는 지금껏 아무런 통보 없이 재시험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 중 40여명이 전역해 현재 150여명이 군에 남아 있다. 특히 공군의 핵심전력인 조종사도 59명 포함돼 민간항공사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군은 "재시험은 없다"며 완강한 입장이다. 본부 관계자는 "시험범위가 1차 특별시험 때는 28과목, 1,448쪽이던 것을 2차에는 16과목, 486쪽으로 줄였기 때문에 오히려 2차 시험 응시자들이 유리한 상황이었다"며 "1, 2차 시험 모두 재시험에 대한 공지가 없었고, 다만 1차 시험 때 성적저조자가 워낙 많아 재시험을 실시한 것이기 때문에 형평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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