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중독된 청소년은 이해력과 수리능력 등 지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박민현 교수팀은 인터넷 중독 중·고생 59명과 일반 청소년 43명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지능검사 항목 중 이해력에서 인터넷 중독 청소년의 점수는 9.92, 일반 청소년은 11.65로 나타났다. 이해력은 새롭게 얻은 지식을 현실세계에 적용해 적절히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인터넷 중독 학생이 비현실적인 사고를 하거나 특이한 행동을 보이는 현상이 이해력 저하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하고 있다.
또 어린 나이에 중독될수록 숫자를 잘 외우지 못했고, 인터넷 중독기간이 길수록 수리력이 떨어졌다. 수리력과 숫자 암기능력은 집중력, 주의력, 단기기억력 등을 기르는데 필요한 인지능력이다.
특히 여중생이 인터넷 중독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독 여중생의 이해력과 어휘력 점수는 10.5와 13으로 보통 여중생(각 13, 14.5)과의 격차가 더욱 컸다.
김 교수는 "청소년기에 인터넷에 중독되면 뇌 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인터넷 중독과 뇌 인지기능의 연관성을 점수로 따져 비교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 인터넷을 많이 해서 인지능력이 떨어졌는지, 원래 인지능력이 낮은 아이들이 주로 중독되는 경향이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2009년 9~10월 서울의 한 고등학교와 여자중학교 학생 642명에게 인터넷 중독 선별검사를 실시해 중독으로 확인된 9.5%(61명) 중 지능검사에 동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미국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연구'에 실렸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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