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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 60년대 문화예술인들의 메카를 돌아보다/ 서울역사박물관 '명동 이야기'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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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 60년대 문화예술인들의 메카를 돌아보다/ 서울역사박물관 '명동 이야기' 전시

입력
2012.01.1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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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옷가게, 화장품가게, 음식점 천지인 서울 명동.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이 물결처럼 몰려다니는 이 거리는 1950, 60년대 문화예술인들의 메카였다. 1970년대엔 통기타와 청바지로 대표되는 청년문화의 둥지였고, 1980년대는 명동성당을 중심으로 한 민주화운동의 산실이었다.

어느덧 먼 옛날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전후 명동의 반세기를 돌아보는 전시 '명동 이야기'가 19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개막한다. 이 박물관이 지난해 종로 이야기, 강남 이야기로 시작한 '서울 반세기 종합전'의 세 번째 전시다.

전시의 중심은 1950, 60년대 명동이다. 화가들이 주로 모이던 모나리자다방, 시인 공초 오상순이 터줏대감이던 청동다방, 시인 김수영 박인환 등의 아지트였던 동방문화회관, 위스키 시음장 포엠 등 전후 명동의 낭만과 예술이 지문을 남긴 사라진 공간들을 각각 코너로 만들어 한 바퀴 돌아보게 해놓았다. 명동에 죽치고 살다시피 하며 문화예술인들과 교유해 '명동백작'으로 불렸던 기자 겸 소설가 이봉구(1916~1983)가 명동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했다.

화가 백영수가 1953년 모나리자다방에서 연 개인전 방명록, 김수영이 1959년 출간한 시집 <달나라의 장난> 육필 원고와 수정본, 명동에 있던 국립극장의 공연 팸플릿, 골초 중의 골초였던 공초 오상순의 핸드폰만큼 커다란 지포라이터, 그가 청동다방에 오는 문인들마다 한 마디씩 쓰게 해서 만들어진 문학 노트 '청동산맥', 위스키집 포엠에서 쓰던 나무로 만든 냉장고…. 문화예술인들이 제집처럼 들락거리던 다방과 술집들에 와글다글 흘러넘친 사건과 사연들을 빛 바랜 사진과 낡은 책자, 손때 묻은 물건들로 만난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로 시작하는 노래 '세월이 가면'도 당시 명동문화에서 태어났다. 1956년 이른 봄, '경상도집'이라는 선술집에서 시인 박인환이 시를 쓰고 그 자리에 있던 작곡가 이진섭이 곡을 붙이고 가수 임만섭이 바로 노래로 불렀다. 그렇게 뚝딱 만들어진 '명동샹송'은 처음 가수 현인이 녹음했고, 70년대 통기타 가수 박인희가 불러 히트를 하면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전시는 3월 31일까지. 19일 오후 3시 개막식 후 5시부터 관람객을 받는다. (02)724-0114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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