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휩싸인 박희태 국회의장이 1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직후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간의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박 의장은 입국장에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면서 유감을 표명한 뒤 이 같은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국회의장실 측이 전했다.
이는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한 수사에서 자신 또는 주변과의 연루 사실이 나올 경우 의장직 사퇴 등으로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의장실 관계자는 "박 의장은 자신의 보좌진 등이 돈 봉투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는 현재의 상황을 놓고 깊이 고심하고 있다"면서 "검찰이 요청하면 조사에 응하는 등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2008년 전대 당시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에게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건넨 인물로 박 의장의 전 비서인 고명진씨가 지목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박 의장은 돈 봉투 살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여야의 의장직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박 의장이 당장 사퇴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관계자들은 설 연휴 전에 의장직 사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박 의장 측에 돈 봉투를 돌려준 날 전화를 걸어 온 사람'이라고 지목한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돈 봉투 사건에 대해 "저와 아무런 관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날 국회를 찾아 새로 취임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에게 인사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의장과 연락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연락할 일이 없다"면서 이 같이 답변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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