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란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한국과 미국은 감축 폭과 시기에 대해서는 더 협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17일 이란 핵 문제와 관련, 로버트 아인혼 미국 대북ㆍ대이란 제재 조정관(국무장관 특보)과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금융담당 차관보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과 양국간 협의를 가진 뒤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협력해 나간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경제주체가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국방수권법을 지난 1일 발효한 뒤 이란 제재 차원에서 우방국에 요청하고 있는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 움직임에 동참하겠다는 의미이다.
김재신 외교통상부 차관보도 이날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더구나 3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둔 시점이어서 이란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제재 동참 요청을 외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를 찾은 아인혼 조정관은 "이란과 북한의 상황은 하나로 연결된 문제"라면서 "우리를 돕는 모든 파트너들에게 이란산 원유 구매를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북핵 문제 당사자인 한국의 동참을 촉구했다. 외교부 관계자도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는 동일하게 봐야 한다"며 공감을 표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