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 박정희를 뽑느냐, 합리적 노무현을 뽑느냐의 싸움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결 구도가 될 것이다."
4ㆍ11총선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다양한 선거 구도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한명숙 대표 등 친노 세력의 정치적 부활을 계기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대비시킨 총선 대결 구도가 회자되고 있다. 이를 두고 여야가 총선에서 유리한 선거 프레임을 선점하기 위해 사망한 전직 대통령들까지 선거판에 끌어당겨 자의적으로 이름 붙이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한나라당 쇄신파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박 위원장이 한나라당 선거를 진두지휘한다면 박정희와 노무현의 부활이라 할 수 있다"며 "무능했던 노무현 세력이 합리적 세력으로 변하느냐, 박정희 세력이 경제 업적에도 불구하고 후퇴시켰던 민주화에 앞장서느냐의 문제"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 일부에선 박 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선호도 1위인 만큼 이 같은 선거 구도가 '박정희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반면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박정희(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집안 일으킨 엄한 할아버지) 대 노무현(용돈 잘 주고 눈물 많고 추억하면 짠해지는 큰아버지) 구도론 여권이 필패"라고 주장했다.
야권에선 '이명박 대 노무현' 구도를 부각시킨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이명박 정권을 과거에 묻고 심판할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양정철씨는 "재임 중 못 느꼈던 노무현적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생'을 자처하는 문성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친노의 부활'이라는 정치권과 언론의 평가에 대해 민주세력의 분열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온당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총선이 '박정희 이명박 박근혜'와 '김대중 노무현'을 두 축으로 한 보수 대 진보의 한판 승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나라당의 신주류로 부상한 친박 세력과 돌아온 친노 세력의 진검 승부를 예상하는 이도 있다.
한편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18일 밤 한 케이블채널에 출연해 이명박정부와 참여정부의 공과를 두고 '끝장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각각 '이 대통령의 아바타'와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리는 만큼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