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세계 최대규모의 해양 플랜트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16일 일본계 호주 자원개발업체인 인펙스(INPEX)사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가스처리설비인 CPF(Central Processing Facility)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수주한 CPF는 가로, 세로 110㎙ 크기에 상하부 구조를 합쳐 총 중량이 10만톤으로 세계 최대 크기이다. 수주 금액도 2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액이다. 세계 최대 해양플랜트로 기네스북 등재도 추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계약금액에 계약서명시 확정될 추가장비까지 포함하면 총 수주 규모는 3조원에 달한다"며 "이는 3,000만원짜리 중형 승용차 10만대, 최신 스마트폰 300만대를 일시에 수출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특히 설계, 구매, 생산, 운송 등을 일괄 수주하는 방식으로 계약함으로써 해양설비공사 수행능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과 INPEX는 오는 2월 계약서에 정식 서명한 뒤 내년부터 건조에 착수해 2015년 4분기에 인도할 계획이다.
INPEX는 프랑스 토탈사와 76 대 24 비율로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호주 북서부 200㎞ 해상 브라우즈 광구 내 익시스 가스전 개발을 추진 중이다. 광구 개발에 투입할 예산은 약 340억 달러로 알려졌다.
이번에 CPF와 부유식 원유생산 및 저장설비(FPSO), 육상 LNG플랜트가 한꺼번에 발주됐는데, ▦CPF는 삼성중공업 ▦육상 LNG플랜트는 일본계 JKC JV가 각각 맡게 됐다. 다음달 발표될 예정인 FPSO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2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 조선업계에 또 하나 낭보가 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우리나라 대형조선사들은 중국이 맹추격하는 벌크선 컨테이너선 같은 저부가가치 선박은 가급적 생산하지 않고, 해양플랜트 같은 고부가가치 구조물 건조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더구나 일본 원전사고와 고유가 등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늘어 세계 각지에서 가스전 개발이 활성화하는 추세여서,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이 분야에서 대형 수주가 잇따를 전망이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수주 목표 125억달러 중 70%가량을 해양플랜트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해 건조 착수에 들어간 세계 최초 LNG-FPSO에 이어 세계 최대규모의 CPF 건조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이 해양가스플랜트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며 "최고의 기술력을 축적해 세계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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