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수적인 공약을 내놔 미 보수 진영이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밀기로 한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의 조부가 공산주의자였다고 미 언론이 이탈리아 주간지 오기(Oggi)를 인용, 보도했다.
잡지 최신호에 따르면 샌토럼의 조부 피에트로 샌토럼은 1925년 이탈리아 북부 리바 델 가르다에서 자유주의 운동을 하다 압박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 와 광부로 생활했다.
현지의 친척들은 피에트로가 이민 가기 전 공산당 핵심 인사들과 교류한 공산당원이자 진보적 인사였고, 파시즘의 극렬한 반대자였다고 증언했다. 피에트로는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통치가 숨이 막힐 지경이 되자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 잡지는 피에트로를 영화 에서 초보수적인 신부 돈 카밀로에 맞서 싸운 공산주의자 페포네 읍장에 비유했다.
그러나 기업과 정부 권력의 동맹을 추구한 무솔리니의 파시즘을 피해 대서양을 건넌 이민자의 3세 샌토럼은 보수와 기업 이익을 대변하는 대권 주자가 됐다. 샌토럼의 사촌인 시그노라 샌토럼은 “어떻게 릭이 집안의 정치 성향과 반대되는 입장에 서게 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그의 초보수적 공약을 비판했다. 다른 친척은 “무덤 속에 있는 샌토럼 집안 사람들이 릭의 (보수적인) 수사를 들었다면 돌아 누웠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친척들은 “릭이 백악관에 입성한다면 그의 죄를 용서해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간지는 전했다. 샌토럼은 1985년 이래 세 차례 조부의 고향을 찾았고, 현지 친척들도 샌토럼이 공화당 대선 주자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미 보수진영 지도자 150명은 14일 피임 낙태 동성애 등을 반대하는 샌토럼이 보수 가치를 대변할 후보라며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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