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소 값 폭락과 사료값 상승으로 소 20여마리가 굶어 죽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영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단 대상이 소가 아니라 말이라는 점이 다르다.
영국에서 말 값 폭락과 사료값 상승으로 농장주들이 말 사육을 포기하면서 말 수 천 마리가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다고 일간 인디펜던트가 15일 보도했다. 영국동물보호협회(RSPCA)는 최소 3,500마리가 밧줄에 묶인 채 버려지고 있다고 추정했다. 버려진 말 가운데 일부는 개에게 공격 당하거나 로드킬로 사망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5년 전 만 해도 말 한 마리 사육 비용이 연간 3,600파운드(약 635만원)였으나 지금은 6,000파운드(약 1,060만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말의 주 사료인 건초와 짚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인데 할인된 가격에 사료를 구매하는 자선단체들조차 지난해 2.5파운드(약 4,400원)였던 건초 한 꾸러미를 요즘은 4파운드(약 7,000원)에 구입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반면 말은 한 마리에 5파운드(약 8,800원)라는 믿을 수 없는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폭락했다. 때문에 농장주가 말을 등록해야 하는 생후 6개월 이전의 망아지를 죽이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망아지는 심지어 동물원 호랑이의 먹이로도 팔리고 있다. 농장주들이 수의사에 지불할 돈을 아끼기 위해 직접 중성화 수술을 하다가 말을 불구로 만들거나 죽게 하는가 하면 눈이나 이를 뽑는 잔인한 행위까지 자행하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말 값이 폭락한 것은 농장주들이 말 사육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너나 없이 뛰어들어 공급이 수요를 크게 앞섰기 때문이다.
영국 말협회 복지담당자 리 해킷은 "많은 농장주가 상태가 좋지 않은 말을 생산하고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말의 공급 과잉"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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