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2위로 지도부에 입성한 문성근 최고위원은 배우 출신의 정치 신인이다. '노사모'와 '백만민란'을 통해 시민사회 운동도 했지만 TV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시사성 강한 영화와 연극에 자주 출연하다 보니 정치인보다는 지적 이미지가 강한 배우로 더 친근하다.
문 최고위원은 1953년 재야운동가인 고 문익환 목사와 고 박용길 장로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서울 보성고를 졸업하고 서강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한씨 연대기'로 연극 무대에 공식 데뷔한 이후 '칠수와 만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꽃잎' '베를린 리포트' 등 시사성이 강한 영화에 자주 출연했다.
하지만 일생을 재야운동에 바친 선친의 영향을 받은 문 최고위원은 일찍부터 현실 정치와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재판 당시 그는 공범의 가족 자격으로 재판정에 들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진술을 일일이 외운 뒤 기억을 되살려 바깥 세상에 알렸다.
문 최고위원이 시민운동 형태로나마 현실 정치에 뛰어든 것은 2002년 대통령 선거. 배우 명계남과 함께 노무현 후보 지지에 나선 그는 팬클럽 ' 노사모'를 조직하고 노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
문 최고위원은 이 같은 인연으로 "나는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이고 노무현 대통령의 동생"이라고 자주 말한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당선에 큰 공을 세우고도 참여정부에서 공직을 맡는 본업인 배우의 길로 되돌아갔다. 다만 그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대북 메신저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문 최고위원이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10년. 당시에도 그는 정당 정치를 선택하는 대신 정당 개혁을 외치며 거리로 나갔다.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이라는 조직을 만든 그는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해 기성 정치권은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야권 통합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문 최고위원은 온-오프라인의 연계와 정당의 벽을 허무는 정당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해찬 전 총리 등과 함께 '혁신과 통합'을 만들어 민주당과의 통합에 나선 것은 그가 주장하는 정당개혁의 실험인 셈이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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