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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우리은행장의 팬택 방문… 갑과 을 관계 넘어 상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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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우리은행장의 팬택 방문… 갑과 을 관계 넘어 상생으로

입력
2012.01.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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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에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방문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연말 워크아웃을 졸업한 팬택의 채권은행 가운데 하나지요.

팬택CEO인 박병엽 부회장은 워크아웃 기간 동안 참고 도와준 데 감사의 말을 전하기 위해 요즘 채권은행들을 차례로 방문하고 있는데요. 유독 우리은행에선 이 행장이 본인이 직접 가겠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팬택에선 처음에 당황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팬택에게 우리은행은 여전히 중요한 채권은행이자 주주(대출금 출자전환)이기 때문에, 다시 말해 '슈퍼갑(甲)'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워크아웃을 졸업한 팬택의 의지를 직접 확인하고 배우고 싶다"는 이 행장의 얘기를 전해 듣고는 진심으로 환영의 뜻을 전했다고 합니다.

이 행장은 이날 팬택사옥에 한 시간 이상 머물며 주요 제품 디자인실과 개발실 등을 꼼꼼히 둘러봤다고 합니다.

이 행장은 이번에 박 부회장에 전할 깜짝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함께 찍은 사진으로 앨범을 만들어 자필편지와 함께 전달하려고 것이지요. 아직 어떤 내용이 들어 갈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현장에서 여러 차례 "도와줄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달라"고 말한 것을 감안하면, 팬택과 박 부회장에게 재기의 에너지를 불어 넣어줄 내용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은행과 기업은 사실 가장 가까우면서도 먼 사이인 게 현실입니다. '비올 때 우산 빼았는다'는 말도 틀린 게 아니지요. 하지만 이런 관계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결국은 은행도, 기업도 패자가 될 뿐이지요.

기업도 살고, 은행도 사는 길은 말 그대로 '상생'뿐입니다. 싹수가 있는 기업은 아무리 어려워도 지원하고, 반대로 미래가 보이지 않는 기업은 아무리 잘 나가도 일침을 가하는 것, 그게 진짜 은행의 역할입니다. 이 행장의 팬택 방문이 은행과 기업의 아름다운 동행의 출발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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