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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대한민국 교육의 새 틀을 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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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대한민국 교육의 새 틀을 짜자

입력
2012.01.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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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입학전형 시즌을 맞아 대입 수험생들은 인생에서 가장 큰 갈림길에 서있다. 학력이 능력으로 오인될 수 있는 한국 사회의 특수성 때문이다. 이러한 기현상을 보노라면 이제 우리나라도 제대로 된 선진국형 교육의 틀을 짜야 한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사실 교육에 관한 화두만 나오면 갑론을박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언제까지 우리는 이러한 굴레를 벗어 던지지 못할까.

해방 이후 우리 교육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정치적 영향을 너무나 극심하게 받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느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매년 대입 전형제도가 바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변화무상한 것이 교육정책이다. 어디 그 뿐인가. 역사의 부침 속에서 가장 바람을 많이 탔던 분야가 교육이 아닌가. '교육개혁'이란 미명 아래 얼마나 많은 정치공학이 교육에 이식되었던가. 위정자들의 정치적 셈법이 교육정책과 제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나라 교육은 중병의 수렁으로 빠져들었던 것이다.

장관이 바뀌어도, 정권이 바뀌어도 교육의 틀과 교육정책의 골간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것이 선진국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교육제도와 시스템에 큰 변화의 물결이 몰아쳤다. 때로는 쓰나미가 몰려오기도 했다. 언제까지나 이러한 비극적 현실이 계속될 것인가.

교육이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행위를 교수·학습하는 일과 그 과정'이다. 이젠 순수한 시각으로, 국가의 백년대계를 생각하는 눈높이로, 우리의 후손을 위한 고뇌로 대한민국 교육의 틀을 새롭게 짜야만 한다. 교육에는 좌도 없고 우도 없다. 교육정책 수립에는 이념적 갈등과 정치적 계산이 철저히 배제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자원 빈국이다. 그러므로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과 신기술의 축적이야 말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첩경이다. 우리는 이러한 측면에서 스위스의 부흥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기술강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학을 진흥시켜야 함은 당연한 이치이다. 따라서 대학은 물론 초중고 교육까지 패러다임을 혁명적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우리 교육의 근간에 인문학적 사고가 자리 잡고 그 위에 응용학문의 틀을 접목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학문 간 융합을 통한 통섭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아울러 범국가적으로 과학을 숭상하는 문화를 육성해야 한다.

최소한 이러한 바탕이 가시화 되어야만, 우리도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을 향한 도전의 닻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최근 노벨 생리의학상 선정기관인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키의학연구소와 첨단의료장비를 생산하는 세계적 의료기기 생산업체인 엘렉타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방사선 의ㆍ과학 분야 연구와 기술력 확보의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파견한 주스웨덴대사관 공사참사관과 함께 동행할 수 있었다. 덕분에 매우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었다.

자원 빈국인 스위스가 과학기술로 선진국이 되었듯이 우리나라도 그 이상의 모델이 될 수 있음을 절감했다. 특히 국가적 차원에서 교육의 틀을 만들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모든 인사들의 처절한 자기 반성과 미래를 향한 의지가 모아져야겠다는 소망을 가졌다. 이를 통해 전 세계에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박제형' 인재가 아니라 세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겔형' 인재를 기르고, 과학을 통한 국가의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교육의 틀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학력= 능력'으로 오인 되는 시대를 청산할 수 있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21세기형 정책과 제도를 짜야 할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대한민국호의 미래와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 지금이라도 시작하자.

김인세 前 부산대 총장·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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