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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세번째 자살'/ 김학헌 에이스저축은행 회장 검찰 소환 앞두고 호텔서 목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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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세번째 자살'/ 김학헌 에이스저축은행 회장 검찰 소환 앞두고 호텔서 목 매

입력
2012.01.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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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헌(57) 에이스저축은행 회장이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검찰 소환을 앞둔 1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저축은행 임원이 검찰수사와 관련해 자살하기는 이번이 세 번째다.

서울 방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 팔래스호텔 11층 객실 침대 옆에 김 회장이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친척 손모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손씨는 김 회장을 검찰청사에 데려다 주기 위해 호텔을 방문했다가 김 회장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계자는 "김 회장의 손목과 팔꿈치에 자해 흔적이 있고 객실 천장의 화재감식기에 넥타이로 목을 매 질식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타살 흔적은 없으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머물렀던 객실과 그의 조카 이모(40)씨 사무실에서 A4용지 6매와 7매 분량의 자필 유서가 각각 발견됐다. 검찰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에는 "억울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으며 가족에게 "바보 같은 결정을 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지난 9일 오후부터 조카 이름으로 이 호텔에 투숙해왔으며 사망 전날인 11일 오후 자택을 방문해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 회장이 당시 저녁식사 자리에서 술을 많이 마셨으며 객실에서도 빈 양주 병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과 올 초 세 차례 소환 통보했지만 김회장이 집안 사정을 이유로 연기를 요청해 오늘(12일) 나오기로 한 것"이라며 "조사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고양종합터미널 건설사업과 관련해 시행사에 6,900억원을 불법 대출해 준 혐의(상호저축은행법위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윤영규(62) 에이스저축은행 행장과 최모(52)전무가 같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 기소된 바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김 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부실대출 사실을 정확히 몰랐다'는 취지의 소명서를 제출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앞서 정구행 제일2상호저축은행장은 지난해 9월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에 본점 옥상에서 투신했고, 같은 해 11월 토마토2저축은행 차모(50) 상무도 토마토저축은행 여신담당 상무시절 부실대출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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