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발생한 이란 핵 과학자 무스타파 아마디 로샨 암살 사건의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는 음모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치밀한 비밀작전으로 정평이 난 이스라엘 대외정보부 모사드가 이번 암살을 주도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12일 이라크 바그다드 소식통을 인용, "모사드가 이란 반체제 운동가들을 모집해 이라크 북부 쿠르드지역에서 핵프로그램 정보 수집 활동과 핵 전문가 암살 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르피가로에 따르면 모사드는 이란 정부의 탄압을 피해 해외로 도피한 망명자 그룹 중 정예요원을 선발해 폭탄 운반과 핵 시설 탐지 및 분석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사드는 숱한 암살 연루 의혹을 받아왔으나 완벽한 작전으로 증거를 남기지 않았다. 2010년 1월 두바이의 한 호텔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고위간부 마흐무드 알마브후흐 사건이 대표적이다. 경찰은 당초 알마브후흐가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추정했으나 부검 끝에 전기충격에 의한 살인으로 결론을 내렸다. 독일의 슈피겔은 이를 "모사드 '비밀전쟁(covert war)'의 개가"라고 표현했다. 슈피겔은 "지난해 1월 모사드 신임 국장으로 취임한 타미르 파르도가 비밀전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테헤란 남서부 비드가네 미사일 군기지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도 파르도의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모하마드 카자에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11일 "특정 외국 세력이 폭탄 테러의 배후라는 확고한 증거가 있다"며 이스라엘을 지목했지만 이스라엘 당국은 어떤 논평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모사드 부국장을 지낸 일란 미즈라히는 "모사드는 쓰나미부터 홍해의 상어까지 모든 사안을 조사할 수 있고 이란에서 활동하는 정보원 중 이스라엘 출신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해외 스파이를 활용한 작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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